지난달 고용지표 강세로 금리 인하 전망 후퇴
미 국채 10년물 금리 4.8% 위협
달러 인덱스, 2년2개월 만에 최고치
12월 CPI 15일 발표
WTI 2.9% ↑…러 제재로 5개월來 최고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3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지난주 후반 발표된 '깜짝 고용'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장 초반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이 경기 순환주 위주로 저가 매수에 나서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 4.8% 가까이 올랐고 달러화 가치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8.67포인트(0.86%) 상승한 4만2297.12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18포인트(0.16%) 오른 5836.2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3.53포인트(0.28%) 내린 1만9088.1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미국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가 3.28% 뛰었다. JP모건과 유나이티드 헬스는 1.78%, 3.95%씩 올랐다. 기술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는 3.39% 하락했다. 퇴임을 일주일여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 약 20개를 제외하고 중국, 러시아 등에 미국산 AI 반도체 수출을 제한한다는 소식에 반도체주도 약세였다. 엔비디아는 1.97% 떨어졌고 마이크론은 4.31%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미 고용지표 강세가 미 국채 금리를 밀어올리며 장 초반 증시를 짓눌렀다. 미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5만6000건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16만4000건)는 물론 전월 수치(21만2000건)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같은 해 11월 4.2%에서 4.1%로 내려갔다.
견조한 고용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확산됐고,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오른 4.78%를 기록 중이다.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한 4.39%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 달러화 가치도 2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4% 오른 109.75를 기록 중이다.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투자자들이 경기 순환주 중심으로 반발 매수에 나서며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낙폭을 줄이고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 전망 후퇴로 기술주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나스닥지수는 상승 반전에 실패했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Fed의 연내 금리 동결 확률은 30.1%,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40.2%다. Fed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일주일 전 16%에서 급등했다.
LPL 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잠재적으로 5%에 가까워지면서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주식시장이 의미있는 추진력을 얻기가 매우 어려워졌다"며 "시장이 약세장으로 전환할 위험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확실히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에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의 정책이 초래하는 물가 상승)' 우려 속에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상승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로 직전 달 2.6%에서 상승했다. 1년 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로 직전 달 수치와 동일했다. 5년 후 예상되는 장기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같은 기간 2.9%에서 2.7%로 하락했다.
노던 트러스트의 캐서린 닉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끈적해지면서 채권 수익률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며 "주식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Fed의 향후 금리 경로에 영향을 줄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14일에는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5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와 함께 주요 지표인 CPI는 지난달 2.9% 올라 직전 달 수치(2.7%)를 상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도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은 15일에 실적을 내놓고 모건스탠리, BoA 등은 오는 16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2% 가까이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2.25달러(2.9%) 오른 배럴당 78.82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25달러(1.6%) 상승한 배럴당 81.01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