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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재테크]트럼프 트레이드의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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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관세로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인덱스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었다. 실제로 금융 시장에서 이러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있었다. 지난해 9월 중순 3.61%였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올해 1월14일에는 4.79%로 급등했다. 달러 인덱스도 같은 기간 100에서 110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특히 달러 인덱스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이유는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진단도 나오고 있다. 2월 미시간대학이나 콘퍼런스보드에서 발표하는 데이터를 보면 소비심리는 악화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다. 소비가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8.9%일 정도로 매우 높다. 지난 2년 동안 소비가 증가하면서 미국 경제가 2.9% 안팎의 고성장을 했다. 그런데 올해 1월 개인소비지출이 전월보다 0.2% 감소했다. 내구재 소비지출이 3.0%나 줄었고 준내구재 지출도 0.2% 감소했다. 경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기대하면 가계가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를 먼저 줄이고, 그다음에 옷과 신발 등 준내구재 소비도 줄인다.


소비지출에서 69%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 지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 역시 고용상태에 달려 있다. 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15만1000명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둔화하고 실업률도 4.1%로 완만하게 오르고 있다. 미국 고용은 지나치다 할 정도로 탄력적이다. 2020년 초에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하자 그해 3~4월에 미국 기업들이 2187만개의 일자리를 줄였다. 그 이전 거의 10년 동안 늘었던 일자리가 단 두 달 사이에 사라진 셈이다.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기업은 탄력적으로 고용을 줄일 것이다. 이르면 이런 현상이 4월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고용 감소는 다시 가계의 소득과 소비 감소로 이어져 미국 경제의 침체 폭을 깊게 만들 수 있다. 미국 경제의 실시간 풍향계로 알려진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GDPNow)’ 모델은 지난 6일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연율 기준)을 마이너스(-) 2.4%로 전망했다. 2분기에는 소비와 고용이 더 줄면서 경기 침체 폭이 커질 전망이다.


이런 미국 경제 전망이 금융 시장에 다음과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먼저 시장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0년 국채수익률이 1월 중순 4.79%에서 3월 들어 4.2% 안팎까지 떨어졌는데 더 하락할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4.25~4.50%로 유지할 것이나 5월 FOMC부터는 금리를 인하하고 올 연말까지 인하 폭은 1%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10년 국채수익률은 3.6% 안팎까지 떨어질 확률이 높다. 미국 채권을 일부 사도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금리 하락으로 달러 인덱스도 같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미국 채권투자에서 예상되는 환 손실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올해 들어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기업 수익이 감소하고 주가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도 미국 주식 시장을 낙관적으로 내다보기 힘들다. 지난 10년 S&P500의 연평균 상승률이 12.1%였는데, 이 과정에서 명목 GDP나 기업수익에 비해서 주가지수가 과대평가 영역에 들어섰다. 2000~2010년에는 S&P500의 연평균 상승률이 1.0%였다. 그 시기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0년 성과만 보고 미국 주식에 일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때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주가지수가 더 올랐다. 국가별 비중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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