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관세 10%는 유지…車관세 쿼터 적용
英은 소고기·농산물 시장 등 개방
미국이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종전 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한해선 전 세계에 부과한 25%의 품목별 관세를 면제한다. 영국은 에탄올, 소고기, 농산물, 기계류 시장을 미국에 개방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공개적으로 통화한 뒤 이 같은 내용의 미·영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이번 미·영 무역 합의에 따라 미국은 영국에 대한 10% 기본 관세는 유지하되, 연간 10만대 규모의 영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만 부과하는 저율 관세 쿼터(할당제)를 적용한다.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는 관세를 면제한다. 앞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었다. 다만 백악관은 이날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와 관련해 대체 협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에탄올, 소고기, 기계류, 모든 농산물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또한 100억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이번 미·영 무역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모든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전격 발표한 뒤 이뤄진 첫 합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모든 나라에 기본 상호관세 10%를 부과하고 이에 더해 나라별로 관세·비관세장벽을 감안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추가로 매긴다고 밝혔다. 현재 기본 관세 10%를 제외한 국가별 상호관세는 90일간 발효를 유예한 상태다.
다만 이번 합의는 전통적인 형태의 무역협정이라기보다는 주요 원칙만 담은 일종의 기본합의(프레임워크)다. 미·영 정상과 양국 정부 성명은 최종 세부 내용은 앞으로 몇 주간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를 놓고 이번 합의의 전반적인 범위가 제한적이며, 협정이 양국 정부에 의해 급조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미국은 우리나라와 일본, 인도, 이스라엘 등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영국 외에 인도와도 원칙적인 합의 도출에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영국에 대한 기본 관세 10%가 낮은 수준일 수 있다며 "일부 국가들은 막대한 무역 흑자를 보고 있어 (관세율이) 훨씬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