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개점' 상징적 1호 매장 정리
IMM 인수 후 자산 유동화 박차
배당 확대 속 체질 개선 추진
한샘이 1호 오프라인 매장인 '한샘디자인파크 방배점'을 390억원에 매각했다. 한샘 오프라인 매장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방배점을 매각한 것은 자산 유동화 전략의 일환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방배점 건물 및 토지를 디디아이방배PFV에 매각했다. 해당 부지에는 SK디앤디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워버그핀커스가 합작 추진 중인 시니어 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샘디자인파크 방배점은 회사의 성장 역사를 대표하는 매장이다. 1974년 부엌가구 전문회사로 출발한 한샘이 종합 인테리어 기업으로 확장하며 1997년 문을 열었다. 당시 본사 맞은편 1592.3㎡(약 482평) 대지를 직접 매입해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5117㎡(약 1548평) 규모로 건립했다.
이번 매각은 한샘의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자산 유동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IMM은 2023년부터 방배점과 인근 방배 사옥을 유동화 대상에 포함시켰으나, 방배 사옥은 복잡한 지분 구조로 진전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 사옥을 그래비티자산운용에 약 3200억원에 매각하고, 매각 후 임대료를 지불하고 계속 사용하는 방식인 '세일 앤 리스백' 형태로 사용을 이어가고 있다.
IMM은 2022년 한샘을 약 1조4413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한샘 주가는 9만6000원이었지만, IMM은 주당 22만1000원을 지불하고 조창걸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27.71%(약 652만주)를 확보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가구 수요 둔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며 실적이 악화했다. 2021년 2조2312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조9084억원으로 하락했고, 인수 첫해에는 27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한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4만1250원이다.
한샘은 자산 유동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배당 여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샘이 지급한 배당금은 1406억원으로, 2023년 742억원에서 두 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89억원에 그쳤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한 유동자금으로 배당을 늘린 셈이다.
한샘은 자산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공급망 정비와 운영 효율성 확보를 통해 근본적인 수익 구조 재정비에도 나설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제품 중심의 구조화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