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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쇼크' 美사모펀드 눈물…구식투자 韓PE는 '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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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존 소프트웨어 대체" 우려 확산
KKR·아레스 등 글로벌 상장PE 주가 급락
제조·유통·외식 치중한 韓PE는 영향 없어

2026년 2월 3일(현지시간) 미국 사모펀드(PE) 시장에는 핏물이 고였다. KKR(-9.6%), 블랙스톤(-5.2%),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5.6%) 등 초대형 사모펀드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소프트웨어(SW) 섹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운용사일수록 낙폭은 더 컸다. 아레스 매지니먼트(-11.4%), 블루아울 캐피털(-11.6%) 등 주요 사모펀드는 두 자릿수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의 위협 때문이다. 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은 최근 자사의 기업용 AI 도구인 '클로드 코워크'를 공개했는데, 문서를 단순히 요약해주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서를 검토하고 각종 법적 문서의 초안 작성도 가능했다. AI에 대한 어렴풋한 의심은 'AI가 대체하지 못할 소프트웨어는 없다'는 공포로 번졌다. 이는 그동안 SW업종의 사업모델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고 투자금을 늘려온 사모펀드들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던 것이다.


제조·유통·외식업 주로 투자한 한국 사모펀드…'AI 쇼크'를 피해간 역설

미국 사모펀드 시장이 크게 휘청였던 그날,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하루를 보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AI 쇼크'가 한국만 비껴간 듯한 장면이었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 IT·소프트웨어 투자가 없었던 건 아니다. 더존비즈온 , 잡코리아, 메가존클라우드, 번개장터, 베스핀글로벌, 메타넷엑스 등 사례가 적지만은 않다. 그러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제한적이다.


국내 사모펀드들은 지난 수년간 제조업, 외식 프랜차이즈, 유통, 폐기물 처리 등 전통 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삼일회계법인은 "국내 사모펀드의 주된 투자처는 제조업으로, IT에 대한 투자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느리고, 현금흐름, 엑시트 등이 비교적 예측 가능한 업종들이 주 대상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사모펀드 시장이 이번 충격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소 역설적이다. 첨단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리스크 관리가 잘 이뤄졌기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첨단 산업에 대한 노출도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 사모펀드 시장은 실패를 감내할 만큼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혁신 산업에 대한 베팅보다는 검증된 업종을 선호해온 면이 있다"며 "이번 AI 충격을 피한 것은 준비가 잘돼서라기보다는 고위험 자산에 올라타 있지 않았던 결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 사모펀드 시장의 독특한 구조 자체가 일종의 방파제가 됐던 셈이다.


사모펀드 자체의 '규모의 경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글로벌 사모펀드들은 IT 섹터에만 수십개의 포트폴리오를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입장에서는 IT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내부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AI쇼크' 노출된 더존비즈온…고평가 속 엑시트까지 난항 예고

이런 가운데 EQT파트너스의 더존비즈온 인수를 둘러싸고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더존비즈온은 국내 대표적인 ERP·업무용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미국의 CRM·업무용 SaaS 기업들과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유사한 부분이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상황에서, 더존비즈온의 장기 경쟁력과 인수 가격이 과도하게 평가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환경과 규제, 고객 특성이 미국과 다르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상당히 높았던) 인수가를 고려하면 향후 엑시트까지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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