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안 평균 수익률 차이 커
기금형 퇴직연금 대안…전문기관 운용
책임은 '의사결정 과정'에 물어야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기금형 퇴직연금에 대해 사용자, 운용기관 등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수익률이라는 '결과'가 아닌 의사결정, 즉 '과정'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주 닐슨 성균관대 SKK GSB 교수는 8일 오전 김승원, 박상혁,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2026 퇴직연금 정책 방향 평가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먼저 닐슨 교수는 현재 퇴직연금제도에 적용 중인 디폴트옵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퇴직연금 시장에는 400조원 이상의 자산이 있는데 85%가 원리금 보장형에 머물러 있으며 장기 복리 구조를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디폴트옵션 안에서도 안전형(2.63%)과 적극투자형(14.93%)의 평균 수익률 차이가 크다"고 했다. 이어 "고객이 어떤 금융사, 어떤 디폴트옵션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너무나 달라지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으로서 기금형 퇴직연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닐슨 교수는 "기금형 제도를 하게 되면 수탁자 책임이 강화되고 운용은 전문 기관이 하게 된다"며 "비용 절감을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률 개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점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책임구조의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닐슨 교수는 "성과가 부진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질 것인지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며 "운용 주체는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금 운용의 본질은 장기 투자이며, 일정 수준의 변동성과 성과 차이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타당치 않다"며 "수익률 결과가 아닌 상품 선정, 자산 배분, 운용사 관리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실패로 해석되는 경우 등 '의사결정 과정의 적정성'을 기준으로 책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과정 책임을 너무 강화한다고 하면 누가 운용하려고 하겠느냐는 비판적 입장도 있었고, 조금 약화한다고 하면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며 "노사정 TF에서는 (과정 책임에 대해) 가입자 이익 최우선 원칙을 법제화하고, 이외 함께 의사결정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제도화해 권한과 책임을 균형 있게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논의돼 왔다"고 전했다.
남성욱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 역시 "가장 핵심은 수탁자 책임이라고 본다"며 "노동자나 사용자를 대신해 기금을 운용하는 수탁법인이 가입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서 제도를 운영하는 방향, 그것을 가능케 하는 관리감독 체계들이 중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