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와 고금리 장기화로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도 순이익이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탁고도 매년 늘어나 33조원을 돌파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4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510억원, 2024년 718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23억원에서 1228억원, 1388억원으로 2년 새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 기간은 시장 환경이 악화되던 시기였다. 2023년에는 임대 수익률보다 조달 금리가 높은 역마진 현상이 발생하며 신규 펀드 설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024년에는 저금리 시절 조달했던 자산들의 만기가 집중 도래하면서 기존 자산의 리파이낸싱 부담이 커진 운용사들이 늘었고 PF 부실이 본격화되며 업계 양극화가 심화됐다.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매입·매각 보수 등 핵심 수수료 수익도 감소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이 기간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은 수탁고 기반의 안정적인 운용보수 구조다. 금융투자협회 기준 수탁자산(순자산총액)은 2021년 22조원에서 지난해 33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국내 부동산 펀드 시장점유율은 15.0%로 2016년 이후 10년째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 보수가 줄어드는 국면에서도 운용자산(AUM) 기반 운용보수가 실적의 버팀목이 됐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도 개선이 이뤄졌다. 이익잉여금은 2023년 3213억원에서 2025년 4294억원으로 3년만에 1000억원 이상 쌓였다. 부채비율은 2024년 105.5%에서 2025년 95.9%로 100% 이하로 내려왔다.
수탁고 확대와 재무 개선이 이뤄지는 동안 딜 성과도 뒷받침됐다. 매각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례는 팩토리얼 성수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0년 성수역 인근의 낡은 물류 시설 부지를 직접 매입해 최첨단 오피스 빌딩으로 개발했다. 당시 성수동은 오피스 권역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곳이었다. 준공 전 임대율 100%를 달성한 이 자산은 지난해 말 성공적으로 매각됐다. 시그니처타워, 수송스퀘어 등 기존 운용 자산도 잇달아 성공적으로 엑시트하며 매각 능력을 추가로 입증했다.
매입 측면에서는 강남권역(GBD) 핵심 입지의 SI 타워 인수가 눈에 띈다. 국내외 9곳이 참여한 입찰 경쟁 끝에 이지스자산운용이 최종 낙점됐다. 이지스 밸류업 1호 리츠를 통해 인수한 SI 타워는 현대모비스가 전체 면적의 약 70%를 장기 계약으로 사용 중인 자산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강점이다. 해외에서는 런던 금융 중심지의 원폴트리(One Poultry)를 인수하며 글로벌 포트폴리오도 넓혔다.
자산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면서 이지스자산운용은 기업 고객과의 접점을 직접 넓히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기업마케팅센터를 신설해 기업의 공간·자본·운영 수요를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Asset as a Service' 모델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을 단순 임대 공간이 아닌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이달 초에는 삼일 PwC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개발 금융 재무자문, 외국계 임차인 및 투자자 유치, 임대자문 전략 컨설팅 등 6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탁고 성장을 토대로 한 운용보수 기반이 견고히 유지되고 있다"며 "기업 고객 중심의 통합 솔루션과 글로벌 자본 조달 채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다음 성장국면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