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대출 건전성 운용사 규모별 양극화
CDS프리미엄 등 위험신호 남아
'평균의 함정'에 속지 말아야
미국 사모대출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최근의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리스크를 자극하고 있다. 사모대출 펀드에 이어진 연쇄 환매요청이 심리 위축을 넘어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지 대출 차주와 시장 전체에 대한 건전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전성도 양극화…중소형 우려↑
15일 신한투자증권은 사모대출 시장의 건전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사모대출 시장은 대형 운용사의 우량한 지표에 가려진 리스크의 양극화가 특징으로 꼽힌다. 대형 운용사의 사모신용 펀드는 높은 차주 EBITDA(감가상각전 영업이익)와 유동성으로 위기관리 능력이 양호한 편이다. 차주사의 평균 EBITDA는 대략 1억~3억달러 수준으로 시장 평균인 9900만달러를 웃돈다. 또한 대부분 1순위 담보부 대출로 구성돼 회수 가능성과 건전성이 높은 편이다. 풍부한 자본력과 유동성 관리 능력으로 환매 요청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반면 중소형 운용사는 상황이 다르다. 급격히 환매 요청이 쏠릴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을 급매하면서 리스크가 시장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대형 운용사의 견조한 대응력은 시장 전반의 실제 유동성 경색 신호를 일부 희석하며 리스크 전이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주 구성·재무 건전성에도 '평균의 함정'
사모대출 차주와 그들의 재무 건전성도 마냥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차주 업종의 경우 특정 섹터에 편중된 점이 우려로 꼽힌다. 대형 운용사 사모대출 펀드는 주로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전문서비스, 상업서비스 증에 절반 이상 집중돼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업종이 최대 차주군이며, 헬스케어와 전문 서비스 부문이 뒤를 잇는다.
신한투자증권이 2024년 1분기 기준 전체 사모신용 펀드의 차주 업종 분포를 살펴본 결과 마찬가지로 상업서비스, 소프트웨어, 헬스케어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상위 운용사와 전체 시장 포트폴리오 구성이 유사한 것은 특정 핵심 섹터에서 발생하는 신용 충격이 개별 펀드 문제를 넘어 시장 전반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자금이 집중된 핵심 업종이 고금리 환경 속에서 어느 정도 재무적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사모대출 시장의 실제 건전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IT서비스 업종 내 시스템 인프라와 IT 컨설팅 부문의 경우 지난 5년 추세에 비해 이자보상배율의 위축과 부채의 증가가 관찰된다"며 "두 업종이 IT 서비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 수준에 불과하나 업종 내 질적 양극화가 진행되고, 한계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우량 차주들의 견조한 실적에 가려져 평균 지표상 드러나는 정도보다 위험이 더욱 잔재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CDS 프리미엄·PIK도 경계 신호
IT 업종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주시할 경계 신호다. CDS 프리미엄은 시장이 체감하는 미래의 공포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이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대다수 업종의 CDS 프리미엄은 역사적 평균 부근에 머물러 있으나,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IT 업종은 현재 역사적 고점 부근이라는 설명이다.
사모대출 시장에서 PIK 비중이 늘어난 점도 우려된다. PIK는 차입자가 현금으로 이자를 내는 대신 그 이자를 대출 원금에 더하는 식이다. 부채를 통해 이자를 막고 있는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경우 누적된 이자 부담이 일시에 충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신용 위험을 자극하는 요인들은 잔재하나, 대형차주들의 상대적 건전성으로 리스크가 가려진 환경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비은행금융기관(NBFI) 대출 규모도 잠재적 요소로 꼽혔다. 특히 자산 및 자기자본 대비 NBFI 대출 비중이 높은 일부 지역은행을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 분석 결과 엑소스 파이낸셜, 커스터머스 뱅코프의 NBFI 대출 비중이 자산 대비 10% 초과, 자기자본 대비 100%를 초과했다.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B1뱅크 등도 NBFI 대출 비중이 자기자본 대비 100% 내외를 기록해 잠재적 위험군으로 꼽았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은 대형은행과 비교해 자금 조달 구조가 취약해 사모신용 펀드들의 대규모 인출 요청이 집중될 경우 국지적인 유동성 스퀴즈와 신용 위험에 노출될 여지가 있다"며 "국지적인 균열이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며 유동성 환경에 미칠 단기적 충격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