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미국의 'K자형' 경제 이론에 이의를 제기하며 견조한 소비와 광범위한 소득 성장 등을 근거로 현재 미국 경제는 '위로 기울어진 E자형(upward-tilted E)'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놨다.
프랭클린템플턴은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K자형 경제 전망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과거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으며 소비 패턴 변화와 그에 따른 경제적 취약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자형 경제론은 자산 가치 상승 수혜를 입은 고소득층은 소비를 유지하는 반면 저소득층은 고물가와 임금 정체로 지출을 줄이면서 경제 성장이 소수 계층에 구조적으로 의존한다는 이론이다. 무디스 등은 상위 10% 가구가 전체 소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주장해 왔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데이터가 2022년에 멈춘 3년 주기 조사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동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상위 10%의 소비 비중은 수십 년간 전체의 약 25%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실제 소비 패턴이 계층 간 격차가 잠시 벌어졌다가도 이내 평행하게 상승하는 위로 기울어진 E자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카드 지출 데이터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경제 이질성 지표 등이 이를 뒷받침하며 올해 3월 미니애폴리스 연은 역시 현재 데이터가 K자형 경제 양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보고서는 미국 소비 전망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 역시 과장됐다고 강조했다. 계층 간 소비 격차가 크지 않고 부유층이 충분한 완충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주식 시장 조정이 소비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보고서는 K자형 경제 서사가 미국의 전 계층에 걸친 소득 증가가 경제 회복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평등 자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모든 계층의 소득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일부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리더라도 경제 전반의 회복력은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1979년부터 2024년 사이 빈곤층 및 하위중산층의 비중은 53.8%에서 34.5%로 감소한 반면 중산층 및 상위중산층의 비중은 45.9%에서 61.9%로 증가했다. 특히 상위중산층의 비중은 20%포인트 이상 확대되며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의 붕괴를 예고하는 전망은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인정했듯 미국 경제는 고금리, 관세,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전쟁 등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K자형 경제론자들이 주장하는 가상의 시나리오 역시 충분히 견뎌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K자형 붕괴 시나리오에 대비하기보다 불균등하고 변동성이 크지만 언론이 묘사하는 것보다는 훨씬 견고한 경제 속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