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백서' 공개
DC·IRP 및 ETF로 머니무브 가속화…ETF 투자 급부상
역대 최고 수익률에도 "증시 대비 아쉬워" 지적도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400조원을 넘어선 지 불과 1년 만이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 역시 6.5%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다만 코스피 랠리 등을 고려할 때 아쉬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20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한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대비 69조7000억원 증가한 50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적립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제도 도입 이후 최초다. 정부 관계자는 "400조원 경신 1년 만에 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초고속 성장세"라며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및 상장지수펀드(ETF)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228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했으나, 작년보다는 비중이 줄었다. DC·기업형 IRP는 141조6000억원(28.2%), 개인형IRP는 130조9000억원(26.1%)였다. 이 가운데 IRP는 매년 30%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운용방법별로는 실적배당형 비중(24.6%)이 최근 3년간 2배 성장하는 등 DC 및 IRP를 중심으로 자산배분 투자가 활성화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ETF 투자가 급부상하고 있는 점 역시 눈에 띈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금액은 48조7000억원으로 3년 연속 10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3년만 해도 퇴직연금계좌 ETF 잔액은 9조원 수준이었다. 국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 추종 ETF(패시브 기준)에 대한 투자금 역시 전년 대비 317.6% 증가했다.
이와 함께 공모펀드의 경우 예상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배분이 자동적으로 조정되는 생애주기펀드(TDF)가 투자 상위 대부분을 차지했다. 퇴직연금계좌를 통한 TDF 투자금액은 20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체 TDF 순자산(25조6000억원) 중 78.5%가 퇴직연금을 통해 투자되고 있어, 노후 대비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지난해 13.7%의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 권역별로는 은행 260조5000억원(점유율 52.0%), 증권사 131조5000억원(26.2%), 보험사 104조6000억원(20.9%), 근로복지공단 4조5000억원(0.9%) 순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점유율이 2023년 22.7%에서 2024년 24.1%, 2025년 26.2%로 지속 확대되는 한편, 은행 및 보험사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실적배당형 운용금액 역시 증권사가 59조4000억원으로 적립금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6.47%로 2005년에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경신했다. 다만 지난해 증시 호황 등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올린 국민연금(19.9%) 및 글로벌 연기금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상위 10% 그룹의 적극적인 자산운용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지만, 아직도 가입자 절반은 2%대 낮은 수익률에 머물러 물가 상승률만 간신히 방어하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운용방법별로 살펴보면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16.8%로 원리금 보장형(3.09%)의 5배에 달했다. 제도유형별로도 DB 3.53%, DC 8.47%, IRP 9.44% 등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제도일수록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더 높았다. 2025년 수익률 상위 10%는 실적배당형에 전체 적립금의 84%(DC·IRP 합산)를 투자한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하위 10%는 적립금의 74%를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했다. 적립금 증가액의 대부분(77%)이 납입원금이었고, 운용수익은 23%에 불과했다.
정부 관계자는 "직장인 퇴직연금 인식조사에 따르면 적립금 운용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57.1%"라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하반기 중 제작해 배포하고, 퇴직연금과 함께 노후 대비의 또 다른 핵심 수단인 연금저축에 대해서도 6월 중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