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간 종전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공급 차질이 빠른 시일 내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유가 하락도 서서히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양국의 종전 합의가 성사될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85~90달러 내외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위험 프리미엄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방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국면"이라며 "양국의 종전 합의가 성사된다면 위험 프리미엄은 단숨에 줄어들며 유가도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공급 차질로 인한 유가 상승분은 서서히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내내 고유가 국면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 산유국들의 4월 원유 생산 차질 물량은 일 1050만 배럴 수준으로 예상보다 크며 저장공간 부족으로 5월 생산 차질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면 생산 차질 물량은 점차 줄어들겠지만 가동 중단된 유전들이 생산을 재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중동의 원유 생산량은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석유 재고는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타격이 제한적인 미국조차 5월 들어 전략비축유 방출 속도가 빨라졌다. 전 연구원은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은 2분기에 가장 극대화될 것"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석유 재고는 올해 9~10월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종전 이후에도 원유 공급이 즉각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려워 각국은 당분간 비축된 석유 재고를 같이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OECD 석유 재고가 줄어드는 기간 동안 고유가 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 WTI는 배럴당 70~95달러 밴드 내에서 서서히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타이트한 원유 수급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쟁 종료 이후에도 3분기까지 이어질 공급 부족 국면과 이후 수급 균형 국면에서도 재고 확충 수요가 유가를 쉽게 낮추지 못할 것"이라며 "공급 측면에서도 걸프 산유국 원유 인프라의 손상 복구를 고려하면 적정 유가보다 32%가량 높은 유가가 연말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상인증권은 5월 중 전쟁 종료와 6월 중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를 가정해 올해 하반기 WTI 근월물 가격은 평균 90달러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