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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 숨겨진 부실 생각보다 많다?…사모신용 '위기 뇌관'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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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 지적
차입기업 3분의 1 이자도 못 갚아
펀드 자체 파산 가능성 낮으나
美 은행·생보사 얽혀 리스크 노출↑

미국 사모신용 시장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으며 리스크가 미국 금융시장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사모신용 시장 규모가 예상보다 과소 평가받고 있으며 부실이 일어날 경우 금융권 간 경계를 넘어 리스크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사모신용시장의 건전성과 시스템리스크' 보고서에서 "전체 금융시스템이 촘촘하게 연결돼있는데 당장 사모신용펀드 레버리지가 낮고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모신용 건전성 악화에 관련 펀드 가치도 훼손

신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 사모신용 시장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사모신용은 펀드를 통해 비공개·비상장 기업에 제공되는 대출을 말한다. 우선 사모신용 차입기업들의 금리부담이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리가 낮을 때 기업이 부담하는 금리는 평균 6%였으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차입기업들은 현재는 과거보다 2배인 12%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정보기술(IT)·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도 영향을 끼쳤다. 사모신용 차입기업 업종 중 IT분야가 41%이며 이들 대부분 이 SaaS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2023년부터 사모신용 차입자의 약 3분의 1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등 차입기업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PIK(Payment-In-Kind)대출이 급증한 점도 위험신호다. PIK대출이란 이자를 현금으로 지불하지 않고 펀드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아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2022년 PIK대출 비중이 5~6%였으나 금리 인상 시기인 2023년부터 급증했으며 지난해 12%까지 늘어났다. 신 연구원은 "이는 차입자가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진입했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않아 손실을 이연시키는 행위이며 나중에 연체 및 파산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차입기업 부실화에 사모신용펀드 가치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사모신용펀드에서 원금 50% 이상을 상각 처리한 대출이 전체 대출의 10%를 넘었다. 2025년 말 현재 실제 펀드가치(NAV)로 평가한 펀드수익률은 1.8%로, 6개월 전 수익률 3.7%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상장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 가치도 낮아졌다. 지난달 기준 S&P BDC지수는 지난해 2월 고점 대비 29.3% 하락했는데, 상당수 사모신용펀드의 실제 가치가 큰 폭으로 훼손됐음을 보여준다고 신 연구원은 설명했다. 다만 펀드 자체 부채 비율이 BDC 기준 54%로 낮고, 환매를 차단할 수 있는 유동성 방어 수단이 있어 펀드 자체 유동성 위기로 인한 파산 가능성은 작다고 바라봤다.

"美 은행·생보사, 펀드와 얽혀 리스크 노출"

대신 펀드들의 유동성 위기를 실제로 겪는다면 금융시장 전체로 리스크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선 사모신용시장 규모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펀드 차입기업의 절반가량이 은행에서도 차입하고 있다. 은행은 펀드 차입에 성공한 기업에 대출한도도 늘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또 사모신용펀드 자체에 대출을 제공해 간접적으로 사모신용 리스크에 노출됐다.


미국 생명보험사도 사모신용 위험에 노출됐다. 사모신용펀드가 대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V)에 넘겨 사모 ABS(자산유동화증권)로 발행하면 생보사가 이를 대거 매입했다. 펀드에 직접 출자할 때보다 규제자본 적립 부담이 2~4배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 시장 규모가 8490억달러(약 1283조원)로 전체 BDC 시장의 2배 이상이며 생보사 전체 자산의 14%를 차지한다. 말하자면 실질은 사모신용인데 사모채권으로 분류돼 사모신용 통계에서 빠져있어 간과하기 쉽다는 것이다. 사모ABS는 리스크 자체도 키울 수 있다. 하나의 대출채권을 기초로 유동화해 투자자에게 팔고 동일 채권을 은행 신용계약 담보로 다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자산 관련 기업이 부도가 난다면 자산을 공유하는 여러 금융계약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차입기업이 특정 펀드들로부터 돈을 중첩해 빌린 것도 문제다. 차입기업의 61%는 2개 이상의 펀드로부터 차입하고 있으며 6개 이상 펀드로부터 돈을 빌린 차입자도 18%다. 사모신용 펀드가 또 다른 펀드에 출자하는 경우도 있다. 신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기업 파산 건수 2010년 이후 최고치"라며 "어떤 계기로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될 경우 기업부문 취약성 한꺼번에 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시장은 미국 사모신용시장의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이 작다.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사모대출 노출도가 낮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민연금의 지난해 사모신용 투자 잔액은 전체 운용자산의 0.7%에 그치며 한국투자공사(KIC)도 사모신용 자산 비중이 2~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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