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수준의 전사 실적 뒤에 숨겨진 완제품 부문의 원가 압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사적인 머리를 맞댔다. 일하는 방식부터 생산 기지, 사업 구조까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해 반도체에만 쏠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지속 가능한 양대 성장 축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통해 하반기 DX 부문 경영 전략을 점검했다.
이번 협의회에서 경영진들이 도출한 첫 번째 핵심 해법은 업무 생산성 혁신을 위한 AI 대전환이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존의 관행적인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데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3종을 업무에 도입한 데 이어, 해외 근무 임원들을 대상으로 근본적인 일하는 방식 변화를 위한 AI 특별교육을 확대 실시했다.
생산 현장의 패러다임 변화도 구체적으로 다뤄졌다. 삼성전자는 제조 전 공정에 AI를 이식해 자재 입고부터 출하까지 스스로 판단하는 2030년 'AI 자율 공장' 전환 계획의 실행력을 점검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자체 구축한 고성능 컴퓨팅(HPC)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고 디지털 트윈 기반 제품 개발 혁신을 위한 선행 투자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도려내는 고강도 구조조정 전략도 심도 있게 논의됐다. 중국 가전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해 지난 5월 중국 본토 내 TV와 생활가전 판매를 완전히 중단한 데 이어, 생활가전 사업부의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중단하거나 외주로 전환하는 등 프리미엄 비스포크 라인업 위주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속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회의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제조업체라는 과거의 틀을 깨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신사업 중심으로 비가격 경쟁력을 이동시키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5월 VD사업부장을 교체하며 TV 사업의 무게중심을 서비스로 다변화하고 있으며, 미국 유전자 분석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 투자를 통한 메드텍(의료기술) 분야 시너지 창출 등이 대표적인 실행 안으로 꼽혔다.
재계에서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던 DX 부문이 이번 전략협의회를 기점으로 차별화된 AI 제조 및 업무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전사 실적을 주도하던 반도체 사업과 함께 삼성전자를 지탱하는 강력한 쌍두마차 체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접목한 업무 혁신이 의사결정 속도와 조직 실행력을 끌어올리고, AI 자율공장이 글로벌 생산거점의 품질과 생산성을 균일하게 높이면 DX 부문의 수익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