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가액 적정성 확인 위한 공시 강화해야"
"소규모 합병 기준도 정비할 필요 있어"
인수·합병(M&A) 시 소수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시 강화, 합병유지청구권, 의무공개매수 제도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 세미나에서 "세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다음 과제는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할 수 있는 M&A 과정에서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연구위원은 이사회 의견서 등 공시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합병 관련 공시는 합병 시 거래의 필요성, 합병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이사회의 구체적인 설명이 담겨야 한다"며 "상장폐지 목적의 공개매수의 경우에도 외국처럼 이점과 폐해 등을 공시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병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도 요구했다. 황 연구위원은 "주주가 합병 공시를 확인한 결과 불이익을 얻는다고 판단될 때 합병유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합병 시 합병가액의 적정성을 외부 전문가가 평가하는 합병검사인 제도 등 새로운 제도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합병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규모 합병은 존속회사의 발행주식 수의 10% 이하로 신주를 발행하거나 자기주식을 이전할 때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합병을 허용해주는 방식이다. 상장사 합병의 90% 이상이 소규모 합병으로 반대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황 연구위원은 "소규모 합병 기준을 발행주식 수에서 순자산액으로 바꿔야 한다"며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지급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며 "회사가 제시하는 주식매수가격을 수용하지 않고 법원에 주식매수가격 결정을 청구하면 대법원 판결까지 최소 537일, 최대 3925일이 걸리는 문제가 있어 매수가격 사전지급제도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M&A 시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지배주주 변동 시 일반주주에게도 동일한 매도 기회와 가격을 부여함으로써 주주평등 대우의 원칙을 구현하는 제도"라고 평가했다.
제도 도입으로 M&A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스템인플란트, 루트로틱 등 일반주주에게 지배주주와 동일한 프리미엄을 제시해 인수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김 교수는 "제도 도입 시 인수 비용 증가로 M&A 시장이 위축된다는 주장은 지배권 프리미엄이 고정됐다고 가정한 오류"라며 "거래 성사 의지가 있다면 프리미엄이 하락 조정되므로 지배권 거래가 위축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효성 있는 제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 정비도 요구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할 때 의무공개매수 발동 지분율은 30%가 아닌 25%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보유주식 비중을 계산할 때도 실질적인 지배권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총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봤다.
인수자가 처음에 비싸게 지분을 인수한 뒤 나중에 소수주주의 주식은 싼값에 사들이는 꼼수(Lowballing)를 차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공개매수가격 산정 기준 기간을 과거 6개월이 아닌 12개월로 길게 설정하고, 50% 이상의 주주가 청약하지 않으면 무효화하는 등 인수 수락 조건을 부과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의무공개매수 방법 역시 주식교환이 아닌 현금 매수만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 시 상장폐지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도입한 상태에서 M&A 반대자가 있을 시 상장폐지를 어렵게 한다면 사모펀드(PEF)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진다"며 "M&A 반대주주는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처럼 이사회 결의로 상장폐지를 가능하게 하는 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