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바이오 지수, 역사적으로 같은 방향"
한국 바이오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동안 미국 바이오 지수는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오랜 기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던 양국 바이오 시장이 올 들어 왜 이처럼 엇갈리게 됐을까. 한화투자증권은 그 원인을 미국의 강한 경기에서 찾으며, 하반기부터 한국 바이오도 미국의 상승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30일 전망했다.
미국 바이오의 강세 배경을 이해하려면 금리 상황부터 살펴봐야 한다. 최근 국제유가(WTI)는 120달러에서 70달러 초반으로 36% 폭락했다. 유가가 내리면 물가가 낮아지고, 그러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기대다.
그런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시장의 다수 의견은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시장의 분석을 뒤집는다. 그는 "시중 금리가 높게 유지되는 이유는 양호한 경기 덕분"이라는 색다른 해석을 내놨다. 금리가 내려오지 않는 건 물가 공포 때문이 아니라, 경기 자체가 탄탄하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연준 신호에 대한 해석도 달랐다. 워시 의장이 FOMC에서 점도표(SEP,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도표) 등 기존 포워드 가이던스 전반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쓰지 않을 지표를 근거로 매파 회의라고 단정하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연준 자산 증가에 부정적인 의장이 짧아진 성명서에 '충분한 유동성 유지' 문장을 넣어둔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본다. 한 연구원은 "두 가지가 상충되면 언제나 말보다는 행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바이오 지수(XBI)는 6월 중순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와 무관하게 독자 상승세를 이어가며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한 연구원은 이를 강한 경기와 풍부한 유동성의 증거로 봤다.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됐던 인공지능(AI) 투자 수혜가 미국에서는 반도체 장비, 바이오 등 다른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바이오가 뒤처진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미국과 한국 바이오 지수는 2025년까지 상관계수 0.55의 높은 동조화를 보였으나, 2026년 2분기부터 상관계수가 -0.63으로 역전됐다. 국내 투자 자금이 AI 붐의 수혜주인 메모리 반도체로 쏠리면서 한국 바이오로 향해야 할 자금이 줄어든 탓이다.
하반기부터 이 괴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한 연구원은 내다봤다. 금리에 대한 해석이 '매파적 연준에 따른 부담'에서 '강한 경기와 유동성의 반영'으로 바뀐다면, 금리에 민감하다는 이유로 소외됐던 바이오 업종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바이오는 역사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했다"면서 "금리에 대한 해석이 바뀌면, 괴리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