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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학연·지연 대신 AI로 사외이사 후보 추려야...독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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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 에렐 美 오하이오주립대 석좌교수 인터뷰
"이사 독립성, 개정 상법만으론 충분치 않아"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꾼다고 독립성이 강화되는 게 아니다. 학연, 지연 등 인간 편향을 제외한 인공지능(AI) 모델로 사외이사 후보를 추려 이사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썝蹂몃낫湲 이실 에렐(Isil Erel)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재무학 석좌교수. 아시아재무학회(AsianFA)

이실 에렐(Isil Erel)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재무학 석좌교수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 방안을 이같이 밝혔다. 머신러닝을 통한 이사 선임 방안, 국경 간 인수·합병(M&A) 등을 연구해온 에렐 교수는 다음 달 2~4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리는 아시아재무학회(AsianFA)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에렐 교수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 선임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상법 개정 등 (한국) 정부의 최근 움직임을 높게 평가하지만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경영진이나 지배주주와의 친분으로 선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정 상법에는 사외이사의 거수기 관행을 막기 위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고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는 내용 등이 포함돼있다.


구체적으로는 AI를 통한 이사 선임 방식을 제안했다. 에렐 교수는 "인간 의사결정자들은 이사 선임 시 후보자가 남성인 점, 경영진과 개인적 관계가 있는 점, 여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점 등을 과도하게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와 달리 AI는 이러한 인맥 중심의 편향을 제거하고, 오직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철저히 데이터 기반의 예측에만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내용은 에렐 교수가 2021년 공개한 논문 '머신러닝을 통한 이사 선임'에도 담겼다. AI가 2000~2011년 미국 상장사 신임 사외이사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 2012~2014년 사외이사들의 주주 지지율 등 성과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다만 현재까지 머신러닝 기반의 방식을 도입한 상장사는 없다. 에렐 교수는 이에 대해 "이사는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와 법적 책임을 지는 자리인데 AI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이사회가 통제력 상실을 두려워하는 것도 AI를 통한 이사 선임 방식을 꺼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에렐 교수가 제시한 해법은 AI를 보완재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그는 "AI를 통해 잠재적 후보군을 3~5명으로 추린 뒤 추천위원회가 이 중 가장 적합한 인물을 이사로 뽑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내부인의 인맥을 벗어난 후보군을 발굴하는 것 자체가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상법 개정 등 증시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훌륭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개혁의 완성은 강력한 집행 메커니즘에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에렐 교수는 "아무리 좋은 법을 만들어도 기업이나 대주주가 따르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며 "법이 실제로 작동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소액주주들이 이사회와 대주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집단소송 같은 사법 체계가 확실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에렐 교수는 한국 대기업 특유의 지분 구조가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의 견제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가 아무리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재벌은 여전히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통해 확고한 지배력을 유지한다"며 "이러한 폐쇄적 구조 때문에 외부 주주들이 지배구조 혁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운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사모대출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에렐 교수는 "사모대출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2조달러를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주식과 채권 수익률을 통해 내재된 위험을 반영하고 운용사(GP)의 수수료를 빼고 나면 투자자의 수익은 0에 수렴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자산 다변화라는 착시에 가려 위험 대비 과도한 환상을 가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에렐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2026 AsianFA 연례 학술대회에서는 전 세계 연구자들의 최신 금융연구 성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200편에 달하는 일반 학술논문 발표 세션 외에도 자본시장 주요 현안, 감독 업무를 주제로 한 패널 세션도 별도로 개최된다. 한국재무학회와 서울대 경영대학이 공동 주관한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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