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규모 주식 매도에 고환율 당분간 지속 전망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교보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중 1500원 돌파 이후 꾸준히 레벨을 높여 이달 1550원대로 상승했다. 환율 상승을 주도한 요인은 해외 패시브 펀드의 리밸런싱 매도로 판단되는데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대적 수익률을 보면 리밸런싱 매도는 당분간 지속될 여지가 높다고 교보증권은 전망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누적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규모는 약 980억달러(1500원 환율 적용 기준)에 달한다. 이는 원화 저평가를 해소해 줄 구원투수로 기대됐던 상반기 누적 무역수지 흑자 규모(약 1380억달러)와 비견되는 엄청난 수준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전부 환전하지 않고 유보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외국인의 주식 매도 자금은 그대로 달러 수요로 이어지며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매도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패시브 펀드는 코스피의 절대적 지수보다 벤치마크인 MSCI EM(신흥국) 지수 대비 코스피의 상대적 수익률을 중요하게 보는데, 여전히 한국 증시의 상대 성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위재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리밸런싱이 문제인 부분은 지속성 뿐만 아니라 규모에 있다"며 "높아진 환율에 외환당국의 실개입과 구 두개입이 지속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리밸런싱 매도가 지속될 경우 상단을 막아줄 눈에 띄는 재료가 부재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3분기 내 환율 상단을 16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당국의 방어 여력도 넉넉하지 않다. 과거 패턴과 외환보유액 잔액을 고려할 때 올 하반기 당국이 시장 안정화에 가용할 수 있는 실개입 금액은 최대 500억달러 내외로 추정된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원화 가치가 안정을 찾을 조짐도 엿보인다고 위 선임연구원은 분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등 국내 대기업들의 대규모 국내 투자가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의 자발적 해외 투자와 대미 투자 규모를 모두 합친 것보다 국내 투자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향후 수출 기업들이 유보해 둔 해외 자금을 국내로 환류시킬 유인이 커질 전망이다.
또한 과거 코로나19 이후 확대됐던 해외 자산 투자들이 배당과 이자 소득 형태로 본격 회수되는 구조적 변화가 맞물린다면 환율 상승 압력을 점차 완화시키는 지지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