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 계속…결국 파산 수순 밟을 듯
법원이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수순에 이르게 됐다. 홈플러스 측이 재항고할 경우 14일 이내로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지만, 운영자금 조달이란 단서가 달려있다.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측의 의견 차이가 여전히 명백한 만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정준영 법원장)는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회생 기한 연장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회생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인 2000억원을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지난달 말까지 2000억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 수정안에는 이 내용이 담기지 못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의 '책임 공방'이 길어지면서 끝내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도 마지막으로 되돌릴 수단은 남아있다. 홈플러스는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14일 이내에 즉시항고 하는 카드다. 다만 법원은 그간 해결되지 못한 자금 조달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법원은 "기간(14일) 이내에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 후 즉시항고 하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사건이 상급심 법원으로 이심(移審)되기 전에 서울회생법원 재판부가 재도의 고안에 따라 스스로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을 지정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방법이 현실화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의 입장차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은 MBK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금을 예치해뒀다. 다만 나머지 1000억원은 MBK 측이 마련하라는 입장이다.
MBK는 이미 1000억원에 대해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했고, 김병주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다는 입장이다. 펀드 운용사의 창업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이례적임에도 부담을 감수했는데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현실적으로도 어렵다는 것이다.
MBK 관계자는 "14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도록 2000억원 대출 집행해줄 수 있는 곳은 메리츠밖에 없다"라며 "MBK 측이 직접 뭘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도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서는 최대주주가 책임 있는 자금 지원과 지급보증에 나서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처럼 평행선이 계속될 경우 홈플러스는 결국 이달 중 별도의 파산 신청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가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이 파산 관재인을 선임하고 관재인이 회사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하게 된다.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 62개 점포를 신탁 담보로 잡고 있는 만큼 결국 점포 매각 등 담보권 실행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