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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세력 71억 사기 쳤는데 추징금 고작 8억…올해 신고 역대 최다[코인 무법지대]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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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처벌에 작전세력 활개
주식시장 수준 시장감시 시스템 도입해야

"'A 코인이 2023년 4월28일께 상장하는데 지금 투자하면 수익을 볼 수 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사실 A 코인은 실질 거래가 없음에도 시세조종을 통해 마치 1300원가량에 거래되는 것처럼 거래의 외관을 꾸며낸 것이었고, 보호예수(락업) 기간이 종료될 경우 필연적으로 가격이 폭락할 것이 예상돼 가치가 없는 코인이었다."(2025년 6월9일 대전지법)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종성 사기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 들어 '작전 의심' 신고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에도 작전 세력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당국의 행정 조치와 검찰의 범죄 입증 모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0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신고는 2024년 55건에서 2025년 30건으로 줄었으나 올해 1~5월에만 54건이 접수돼 지난해 전체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54건 중 시세조종 혐의만 50건에 달해 작전 세력에 의한 시장 교란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말 최다 신고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가 2024년 7월 법 시행 이후 올해 5월까지 조사에 착수한 불공정거래 사건은 총 10건에 불과했다. 이 중 조치가 완료된 8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건이 자체 '종결' 처리됐다. 정식으로 검찰에 고발·통보 조치한 사건은 3건에 그쳤다.



실제 사법부의 첫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판결에서 범죄 부당이득을 둘러싼 검찰의 입증 실패가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정희)는 지난 2월4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 코인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8억4600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속기소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에 성실히 임해온 이씨의 사정을 고려해 보석을 취소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법정구속은 면제했다. 공모 혐의로 함께 기소된 업체 전직 직원 강모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2024년 7월22일부터 10월25일까지 자동 매매프로그램을 이용해 코인 거래량을 부풀리고 허수의 매수 주문을 반복 제출하며 시세를 조종해 약 7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하루 평균 16만개 수준이던 해당 코인의 거래량은 범행 시작 이튿날 245만개로 폭증했다. 이 중 89%는 이씨가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 기능을 방해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해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씨 등이 공모해 코인 시세를 조종한 행위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부당이득액 71억여원에 대해서는 검사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보고 이유무죄로 판단했다. 이유 무죄는 전체적인 유죄 부분과 법률상 하나의 죄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을 무죄로 볼 때 무죄를 따로 선고하진 않되, 판결 이유에 그런 취지를 적시한다는 뜻이다.


검찰은 판결 엿새 만에 1심 선고에 불복해 전격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취득한 전체 부당이득액의 정확한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전액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1심 판결에 법리 오해와 사실 오인, 양형 부당이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신고는 급증하는데 당국의 조치와 사법적 단죄 모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 감시 체계 자체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주식시장 수준의 상시 감시 시스템을 도입하고, 기술적 분석 역량과 글로벌 공조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통 주식시장의 시장감시위원회처럼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실시간으로 이상 거래를 상시 점검하는 시스템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의심거래 적출 장치를 고도화한다면 인력 중심의 감시보다 훨씬 효과적인 스크리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무혐의 등 자체 종결 사례가 반복될 경우 시장의 경각심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온체인(On-chain)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감독당국과의 정보 공조를 확대해야 한다"며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 기준과 조사 권한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실질적인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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