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
"최태원 회장은 이사회 포함 안돼…자격 논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SK하이닉스 의 11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니라 SK하이닉스 이사회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9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비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최 회장이 이례적으로 SK하이닉스의 중장기 대규모 투자 방침을 직접 밝혔는데, 최 회장은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에 해당하고 SK하이닉스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최상위 지주회사인 SK(주)의 회장이자 등기이사지만 SK하이닉스에서는 회장(미등기)으로 있을 뿐 사내이사가 아니다"라며 "SK하이닉스의 지분도 없고, 이사회 구성원도 아닌 최 회장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이사회 승인 전에 발표한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거버넌스원칙에 위배된다"고 꼬집었다.
사업 주체가 되는 기업별로 이사회에서 독자적 판단해야 하도록 함이 원리에 맞다는 의미다. 앞서 흥국자산운용도 SK하이닉스 이사회에 보낸 주주서한을 통해 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흥국자산운용은 이사회 임원도 아닌, '대주주의 대주주'가 정부와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은 국제 표준인 '이사회 중심 경영'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에 취임한 고승범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사회를 즉시 개최해 1100조원 '장래사업·경영 계획' 관련 경영진의 상세한 보고를 받은 후 독립이사들과 결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미래에 대한 투자 및 주주환원(배당 및 자기주식) 같은 자본배치는 이사회의 핵심 업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에 주식예탁증서(ADR)가 상장되면서 SK하이닉스가 자연스레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미국 반도체 기업과 같은 수준의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매우 안일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상장이 바로 주가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지배구조 개선이 전제돼야 주식 재평가 작업이 이뤄진다"며 "이사회를 그룹 영향력에서 독립시키고 투명성을 제고해 모든 의사 결정을 개정 상법대로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SK하이닉스 이사회 구성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6명 중 4명이 사업 경험이 없는 교수, 공직자 출신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봤다. 이 회장은 "금융위원장 출신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양대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드문 일"이라며 "사외이사 스스로 독립성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