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오늘밤 미국서 상장
해외 기관투자자 수요 대거 몰려 '흥행' 예고
미국 IPO 가운데 스페이스X 다음 두번째 규모
반도체 투심 회복 계기될 것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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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60.58포인트 상승한 7552.49에 거래를 시작한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증시 및 원달러 환율 현황이 표시돼 있다. 2026.7.10 강진형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감과 미국 반도체주 투심 회복 등에 힘입어 우리 증시가 강한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ADR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흥행이 예고되자 한국에 있는 본주까지 가치(밸류에이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SK하이닉스 ADR 상장 기대감에 코스피 '껑충'
10일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60% 오른 7554.36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4.14% 오른 826.90에 거래되고 있다. 기관이 코스피에서 77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6700억원, 600억원가량 순매도 중이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전장 대비 4.32% 오른 29만원을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도 0.69% 오른 220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스퀘어(3.77%), 삼성전기(8.10%), 현대차(3.14%), LG에너지솔루션(3.99%), 삼성생명(3.68%), KB금융(7.23%) 등 시가총액 상위주 전체가 상승세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기대감에 반도체주가 크게 오르면서 우리 증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밤사이 나스닥지수가 1.30% 올랐고 S&P500도 0.8% 강세 마감했다. 마이크론이 AI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공장 등에 2035년까지 2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4.5% 급등했다. 메타도 자체 AI 칩 생산 계획을 밝히면서 4.7% 올랐고 샌디스크도 7.6%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가량 뛰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7월 메모리 반도체 판매량이 746억달러로 전월 대비 32% 급증해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장기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 ADR 수요 예측에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린 것도 현지 반도체 랠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기준 해외기업 상장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자, 미국 내 전체 기업공개(IPO) 중에서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ADR 상장 관련 수요가 몰리며 미국 투자자의 AI 메모리 기업에 대한 높은 선호가 확인된 점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 수요예측에는 글로벌 장기 투자펀드와 기술 분야 전문 펀드, 국부펀드, 아시아 전문 글로벌 투자자 등의 수요가 몰리면서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접수됐다. 특히 베일리 기포드, 코튜 매니지먼트,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 등 주요 투자자들은 최대 70억달러 규모의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본주의 가치를 올리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마이크론에 비해 실적과 기술력 등이 앞서있지만 국내에 상장됐다는 이유로 시가총액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게 거래되는 등 가치가 할인된 상황이다. 대만의 TSMC도 1997년 미국에 ADR을 상장한 이후 주가가 재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가치 재평가 기대감이 커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대만의 TSMC가 ADR을 상장한 이후 본주 대비 프리미엄을 형성했고, 이 과정에서 본주와 ADR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전환 및 차익거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며 "결과적으로 대만 본주와 미국 ADR이 함께 재평가되는 선순환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역시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 간 재평가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ADR 오늘 밤 나스닥 상장, 가격 프리미엄 형성 기대
SK하이닉스의 ADR(주식예탁증서)는 10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동부시간) 나스닥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 밤 10시30분부터다. 상장 후 호가가 발생하면 시초가가 형성되며 실제 거래도 시작된다. 이때부터 모든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 ADR을 매매할 수 있다. 이날은 본 거래가 시작되기 전인 조건부 거래이며 종목코드는 SKHYV다. 오는 13일 정규 거래가 시작되면 종목코드는 SKHY로 변경된다.
SK하이닉스의 ADR 공모가 149달러는 전날 SK하이닉스 보통주 종가 218만6000원을 ADR 기준으로 환산한 가격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환율 1509.9원을 적용하면 보통주 1주는 1447.8달러, ADR 1주는 144.8달러 수준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 10주는 보통주 1주를 대표한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할인 없이 프리미엄 가격에 공모가가 확정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해외기업 공모 사례 중 이례적으로 프리미엄 프라이싱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75∼80%에 달할 것으로 보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호황이 적어도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분위기가 SK하이닉스의 ADR 가격 산정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공모가가 149달러로 확정되면서 이번 ADR 공모 규모는 265억달러(약 40조원)에 달하게 됐다. 이는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 규모 25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스페이스X가 750억달러 규모의 IPO를 성사하며 미국 IPO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역대 두 번째 규모 IPO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능력(CAPA)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기계장치 등 건설 및 시설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또 내년 말까지 도입 예정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도 11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ADR 상장은 막대한 현금 유입뿐만 아니라 회사의 가치 재평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도 자금 조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첨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확고한 세계 1위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 모두 3위인 마이크론과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크론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
ADR을 계기로 주주환원 확대도 기대된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ADR 상장으로 유입되는 현금과 키옥시아 지분 일부 매각에 따른 현금 유입, 높아진 실적 눈높이 등을 감안 시 주주환원 확대가 충분히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물론 특별배당 등 다양한 방식의 주주환원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 연구원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은 ADR의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ADR이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ADR 비중이 장기적으로 10%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데 비중 확대 전, 지분 가치 희석 방지를 위한 자사주 매입, 소각이 병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