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6개 펀드 결성
EOD·유치권·공매 등 고난도 정상화
이지스자산운용이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2016년 전담 조직을 꾸린 지 10년 만에 누적 투자 규모가 2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1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iM뱅크 등 5개 지방은행이 공동 출자한 4100억원 규모 '지방은행 금융안정 지원펀드 2호'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이 펀드는 지방은행이 보유한 일반담보부 부실채권을 선제적으로 인수·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6년 NPL 운용본부를 신설하고 3400억원 규모 1호 펀드를 결성했다. 이후 2·3호 펀드를 거쳐 부실 PF 사업장을 인수·정상화하는 PF재구조화 펀드, 지난해 4호 펀드까지 잇따라 결성했다. 여기에 이번 지방은행 펀드가 더해졌다. 누적 투자 규모는 2조3000억원대로 늘어났다.
NPL 투자를 총괄하는 조직은 리얼에셋부문 산하 스페셜시츄에이션그룹이다. 2016년 NPL 운용본부로 출범해 AI 부문을 거쳐 현재의 조직 체계를 갖췄다. 오윤석 그룹장은 감정평가법인과 자산운용사를 두루 거쳐 부동산 자산의 가치평가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에 정통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NPL 전략은 3호 펀드를 기점으로 전략적 전환을 단행했다. 1·2호 펀드가 은행권이 매각하는 채권 풀을 전액 인수하는 방식에 집중했다면, 3호 펀드부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레귤러 채권 비중을 50% 이내로 낮추고 단일자산(single asset)·부실대출(distressed loan) 투자 비중을 늘렸다. 단순히 부실자산을 저가에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토지·공장·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을 다루는 자산관리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자산의 본질가치를 회복시키는 정상화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개별 사업장 정상화 사례도 착실히 쌓았다. 부천 중고차매매단지의 선순위 담보대출채권에서는 관리 부실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자 금융조건 변경과 운용사 교체를 주도해 영업현금흐름을 안정시키고 리파이낸싱으로 채권을 회수했다. 강동구 오피스텔 개발사업에서는 공매 과정에서 후순위 대주가 반발했지만 매수자를 직접 확보하고 대주단 협의를 끌어내 담보처분을 마무리했다. 경북의 한 물류시설에서는 시공사 부도로 발생한 유치권을 협상으로 해소하고 마스터리스 임차인을 유치해 광역 거점 물류센터로 정상화시켰고, 창원의 한 공장 부지는 만기연장 협상 결렬로 EOD가 발생하자 차주사 최대주주와의 협상을 통해 채권 전액을 회수했다.
투자 영역은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부실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에서는 이미 목표 이상의 수익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준공 후에도 자금 회수를 못 하고 있는 선순위 대주의 PF NPL 채권을 투자 대상으로 삼으며, 단순 채권 인수를 넘어 다양한 정상화 전략을 함께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NPL 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하는 운용사는 많지만, 문제 사업장에 직접 개입해 정상화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역량을 갖춘 곳은 손에 꼽힌다"며 "이지스는 부동산 운용 전문성과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결합해 단순 채권 매입에서 한 단계 높은 역할을 해왔고, 그 점이 캠코나 지방은행 같은 공적 기관이 이지스를 위탁운용사로 반복 선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