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위한 자본시장 세제 개편
주가누르기 방지법·BDC 세제지원 등 담길 듯
상속세 전반 개편·금투세 재도입 주장도 나와
정부가 조만간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내용도 상당수 포함될 전망이다. 상장기업들의 고의적인 '주가누르기' 행태를 막기 위한 상속·증여세 손질부터 모험자본을 확대하고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앞서 폐기됐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이번 세제개편안에 담겨야 한다는 주장도 확인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법으로 불리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이다. 지난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인 상장사에는 상속·증여 시 '주가'가 아닌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자산+수익 공정가치평가)으로 과세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장주식의 상속·증여세가 상속·증여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 때문에 경영권 승계를 앞둔 대주주가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의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이러한 유인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 의원은 주가누르기 방지법을 정부 세제개편안에 반영하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주가누르기 방지법을 계기로 상속세 전반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배경 중 하나로 높은 상속세 부담을 꼽으면서 "주가누르기 방지법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상속·증여세 합리화를 통해 상속세 부담을 함께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50%)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다. 특히 기업 주식에 대해서는 최대주주 할증 과세(20%)가 적용돼 최대 60%를 내야 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대주주 할증 과세까지 더해 (세율이) 높은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해외처럼 부담을 낮춰야 한다. 세율 체계부터 손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부가 이번 세제개편안에 상속세 전면 개편까지 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도 이번 개편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BDC는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상장 전 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형태의 투자기구다. 정부는 이를 통해 벤처·중소기업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투자자에 대한 분리과세, 양도소득세 감면, 법인세 혜택 등을 검토해왔다. 업계에서도 BDC 활성화를 위해선 세제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투세 재도입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발생한 순이익에 과세하는 제도로, 2020년 법제화됐지만 증시 침체 우려와 '개미 증세' 논란 속에 시행이 거듭 유예된 끝에 2024년 폐지됐다. 하지만 올 들어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 원칙에 맞춰 증권거래세 중심인 현행 체계를 투자수익 과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단기 매매를 줄이고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금투세 재도입은 투자자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정책적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추진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대다수 국가도 거래세가 아닌 양도차익 과세 중심"이라면서도 "(재도입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 정부도 최근 장 상황에서 금투세 카드까지 꺼내 들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