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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車·반도체 충격 제한적…총관세율 15% 방어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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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EU와 관세 격차 다소 불리
과잉생산 조사 뒤 관세 추가 합산 경계
대미 주력 수출품 관세 '사후배제' 총력

미국이 한국에 대한 '강제노동 관세'를 대만,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보다 2.5%포인트 높은 12.5%로 최종 확정하면서 대미 수출 산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다만 통상 전문가들은 아직 주력 수출품들은 영향이 제한적인 만큼, 향후 추가 발표될 과잉생산 관세와 합산해 총 관세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투자 재조정과 품목별 사후 배제(Exclusion) 카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반도체 충격은 제한적…변수는 과잉생산 관세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24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대만·EU와의 관세율 격차로 다소 불리해진 것은 사실이나, 한국은 이들 국가와 미국 시장에서 직접 경합하는 품목이 제한적"이라며 "특히 대만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반도체·컴퓨터 등 핵심 IT 제품 상당수가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원장은 "자동차와 철강은 기존 232조 품목 관세 적용 품목이라는 이유로 빠졌고, 경쟁국인 일본 역시 한국과 동일한 12.5%를 적용받았기 때문에 한일 간 관세 경쟁 여건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가격과 공급망을 사전에 조정해 온 데다 최근의 원화 약세도 완충 역할을 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생산 후 직접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경쟁국과 비교해 현지 생산보다 국내 직접 수출 비중이 높아 동일·유사 관세 적용 시 체감 타격이 크다"며 "과거와 같은 자유무역 체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인 만큼, 주어진 고율 관세 환경을 전제로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짜 승부처는 미 정부가 강제노동과 함께 조사를 진행 중인 '과잉생산' 관세 결과다. 추가 관세가 합산될 경우 총 관세율이 껑충 뛸 수 있어서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이 강제노동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명분으로 12.5%를 부과받았지만, 과잉생산 조사 결과까지 합산되면 총 관세율이 지난해 한미 간 합의선이었던 15%를 넘어설 확률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15%'를 넘어서는 추가 관세 부담을 막기 위해 정부가 확고한 협상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 교수는 "지난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관세율 15% 이하'를 전제로 한 합의였다"며 "합산 관세가 15%를 초과할 경우 대미 투자 이행 시기나 규모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명확히 인지시켜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원장 역시 "앞으로 과잉생산 관련 추가 관세가 나오더라도 한미 간 15% 관세 합의를 협상의 단단한 기준으로 활용해 전체 관세 부담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조선·배터리·SMR 사후 배제 받아내야

미국 시장 내에서 한국 제품이 가진 독보적 지위를 활용해 관세 적용 대상에서 빼내는 '품목별 예외·배제(Exclusion)' 전략으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에도 힘이 실린다.


신원규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금부터의 진짜 승부처는 전체 관세율 숫자가 아니라, 우리가 주로 수출하는 핵심 품목 중 얼마만큼을 관세 대상에서 빼내는 '사후 배제(Exclusion)'를 받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조선, 반도체, 배터리,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력망, ICT 장비 등은 미국 현지에서 자체 조달이 불가능하거나 미국의 경제 안보에 직결된 한국의 대체 불가능한 품목들"이라며 "대미 투자 성과 및 한미 공급망 협력과 연계해 이들 품목이 사후 배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정밀한 통상 면제 설계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정부와 기업의 대응 과제로는 ▲정부 차원의 물밑 협상 ▲취약 중소기업 핀셋 지원 ▲대미 수출 의존도 완화가 꼽힌다.


강 교수는 "정부는 물밑 대화를 통해 단 1%라도 관세를 낮추는 실리 외교를 펼치는 한편, 기업들은 대미 직접 수출 비중을 줄이고 현지 생산 확대 및 수출국 다변화로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대기업은 버틸 체력이 있지만, 중소·중견 수출 기업들은 당장 생존의 갈림길에 설 수 있다"며 "정부가 피해 예상 업종과 중소기업을 조사해 맞춤형 금융·통상 지원책을 펼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당부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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