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AI 서버용 고성능 제품이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상반기 누적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대에 올라섰다.
SK하이닉스는 29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은 79조3187억원, 영업이익은 60조542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7%, 557%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895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대를 넘어섰으며, 영업이익 역시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7조2063억원)을 뛰어넘었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매출 약 83조원·영업이익 약 64조원)는 소폭 밑돌았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72%)보다 4%포인트 상승한 76%로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의 2분기 영업이익률(60.3%)을 15%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따돌린 셈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93조9226억원으로 1242.5% 폭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AI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를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았다.
대규모 이익 창출에 따라 재무 건전성도 대폭 강화됐다. 올해 2분기 말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33조6000억원 늘어난 88조원을 기록했다. 반면, 차입금은 7000억원 줄어든 18조6000억원에 그치며 순현금이 69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공급 안정성을 위해 주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포함한 10여 개 핵심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이다.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한 HBM4(6세대)는 하반기 생산을 본격 확대하고, 소캠(SOCAMM)2와 10나노급 6세대(1c) D램 공급도 늘려갈 계획이다. 낸드 부문에서는 321단 제품 비중을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50% 수준으로 확장한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는 한편, 2027년 초 용인 1기 팹 클린룸 오픈 이후 생산능력을 신속하게 확대할 수 있는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중장기 투자 계획도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성장 기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동시에 설비투자 원칙을 유지함으로써, 생산능력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TA의 확대는 메모리 산업의 오랜 약점이었던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있다"며 "계약 기반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HBM의 생산 확대로 인한 생산능력(CAPA) 잠식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높은 수익성이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