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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주주가 기다린 숫자는 없었다…SK하이닉스 주가 바닥 가늠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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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도 IR에선 구체적인 설명 없어
시장 기대한 구체적 수치·명확한 방향 부족
"주가 '싸다' 판단할 '숫자' 필요해"

29일 코스피에 역대급 하락장이 펼쳐지면서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은 지옥을 맛봤다. 장중 최대 19.6% 빠지면서 주가가 124만6000원까지 밀렸다. 지난달 말 기록한 장중 고점 298만7000원과 비교하면 한달여 만에 58.3% 하락했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이들은 더 매운맛을 봤다. 장중 상품 가격이 한국 증시 개별 종목 주가 하락 제한 폭인 29.99%를 훌쩍 넘어 40.52%까지 빠지기도 했다.


폭락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전날 코스피가 10.8%, SK하이닉스가 14.7% 급락한 '검은 화요일'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8.85%), AMD(-8.15%) 등 반도체주가 무너졌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노광장비 내재화 소식과 레버리지 상품발(發) 강제청산 우려도 겹쳤다.


그럼에도 주가 반등엔 실패했다. SK하이닉스가 이날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은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로 도배됐다. 시장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고 해도, 역대급 폭락이 나타날 정도로 실망스러운 실적은 결코 아니었다. 장 초반에는 오히려 4% 넘게 오르기도 했다.


기대와 달리 주가가 또 미끄러진 건 실적발표 콘퍼런스콜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이른바 전형적인 'K주식'의 모습만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40조원대 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장 수요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원론만 되풀이했다.


미래투자와 안정적 재무구조, 주주가치 제고의 균형을 원칙으로 삼고 연내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추가 상장에 대해서도 당국 규제에 맞추겠다는 설명뿐 구체적인 목표나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동종업계인 마이크론이 매출과 매출총이익률, 주당순이익(EPS) 등 실적 예상 범위를 제시하고 주주환원 규모와 기간에 대해서는 더욱 명확하게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주가 바닥을 따지는 가장 오래된 셈법 중 하나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친 총주주환원율을 국채 등 안전자산 수익률과 비교하는 것이다. 주가가 일정 수준으로 내려가 총주주환원율이 국채 수익률을 웃돌면, 기관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자연스레 바닥을 형성한다. 월가에서 가장 비싼 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들도, 복잡한 밸류에이션 모델을 사용하기 이전에 결국 이 기본 원리에서 출발한다.


SK하이닉스 주가에 없는 것은 실적도, 성장 스토리도 아니다. 주주들이 원하는 숫자가 들어간 구체적인 답이다. 이 종목이 얼마나 더 빠져야 '싸다'고 계산할 방법은 아직도 없다. SK하이닉스 바닥을 가늠하긴 더 어려워 보인다.


썝蹂몃낫湲 연합뉴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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