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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 15년 뒤에 받으라고?" 초장기 VC펀드가 쏘아올린 고민 [VC는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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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0억 초장기기술투자펀드 15년 존속
성과보수 기준 낮춰 받기 쉬워졌지만
지급 시점 한참 밀려 "인재 유지 어려워"

"15년은 정말 긴 기간이다. 최적 인원으로 최고의 팀을 유지하며 펀드를 운용하는 것 그 자체가 과제다."


지난 20일 한국산업은행 본점 IR센터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공청회. 홍원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5년'이라는 조건을 놓고 돈보다 사람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정말로 인센티브를 15년 뒤에 받는다고 하면, 펀드에 좋은 딜을 어떻게 편입시킬 것이며 (운용 인력에게) 어떻게 보상해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총 8800억원 규모다. 첨단전략산업기금 6000억원과 재정 800억원을 합한 공적자금이 재원의 78%를 차지하고 민간이 2000억원 이상을 모집한다. 존속기간은 13~15년, 투자기간은 7년까지 부여했다. 일반 정책펀드가 8~10년, 정책출자 비중이 20~4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조건이 확연히 다르다. 다만 15년이라는 긴 시간은 '보상'에 관한 누적된 고민도 낳았다.


성과보수는 딜이 아니라 '펀드' 단위로 정산

벤처캐피털(VC)의 수입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펀드 규모에 비례해 매년 받는 관리보수로, 인건비와 운영비의 재원이다. 다른 하나가 성과보수, 이른바 캐리(Carried Interest)다.


일반적으로 캐리의 계산 단위는 개별 투자가 아니라 펀드 전체다. 회수 자금은 먼저 출자자(LP)의 투자 원금을 채운다. 그다음 기준수익률(허들)을 넘어서는 초과수익이 생겼을 때, 일정 비율(대개 20%)이 운영사(GP) 몫이 된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기업 한 곳이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으로 회수(엑시트)됐다고 해서 그 딜의 캐리가 즉시 지급되는 경우는 드물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펀드 분배가 상당히 진행되거나 청산 단계에 이르러 캐리가 확정된다.


문제는 펀드 만기가 길어지면 이 정산 시점이 통째로 뒤로 밀린다는 점이다. 딥테크 펀드는 회수가 후반에 몰리는 구조여서 LP 원금과 기준수익률을 넘기는 시점 자체가 늦다. 존속기간이 15년이면 캐리가 확정되는 시점도 그만큼 늦춰진다.


VC업계 관계자는 "초장기 자본은 환영할 일이고 내부수익률(IRR) 자체도 달라질 수 있어 캐리 규모에 대한 기대도 있다"면서도 "그만큼 보상이 늦어진다는 점은 역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상 전문인력을 15년간 잡아두는 건 결코 쉽지 않다"며 "돈만 묶이고 인력을 잡지 못하면 IRR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보상 체계 위한 정부의 당근…해외도 인재난에 파격 보상


정부도 대응책을 내놓긴 했다. 이번 펀드는 성과보수 지급 기준 IRR을 기존 7%에서 5%로 낮췄다. 초과수익 6% 이내 구간에서는 추가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펀드 설립 후 10년간은 관리보수를 상향해 운용 조직이 버틸 현금흐름을 보강했다. 반대로 취지에 맞지 않게 조기청산할 경우에는 IRR 7%를 그대로 요구한다. 공청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언급한 "조기회수 시 불이익"이 구체화된 대목이다. GP가 출자약정액의 60% 이상을 소진하기 전에는 다른 펀드를 결성할 수 없도록 한 경업금지 요건도 50%로 완화됐다. 다만 김현철 에스벤처스 대표는 "핵심 인력을 특정 펀드에 묶어두는 규약은 별개로 남아 있다"며 "이 펀드에서는 인력을 다른 데 묶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들은 캐리를 받을 확률과 금액을 끌어올리는 유인책이다. 다만 '펀드 전체 단위로 후반부에 정산된다'는 지급 시점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장치는 아니다. 이 위원장이 "우수한 운용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이들에 대한 실질적이고 충분한 보상체계를 도입했는지도 운용사 선정 시 반영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캐리를 둘러싼 움직임은 회수가 둔화된 해외 자본시장에서도 활발하다. 홍콩은 성과보수에 붙는 세율을 0%로 낮추며 운용 인력 유치에 나섰고, 싱가포르통화청(MAS)도 투자회사에 적용하는 특별 인센티브 세율을 추가 인하해 운용사가 인력에게 더 많은 보상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리가 인재를 붙잡는 정책 수단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당장에 현금이 부족한 사모펀드(PE)·VC 관계자들이 미실현 캐리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사례도 있다"면서 "15년짜리 인내자본이 자리를 잡으려면 자금의 시간뿐 아니라 그 자금을 운용하는 사람의 시간표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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