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전부터 글로벌 진출 목표…아예 외국서 창업
美에 본사 둔 트웰브랩스 시리즈B 투자 유치
미국에서부터 창업한 한국계 스타트업인 '본(Born) 글로벌' 기업에 국내 모험자본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서 현지 생태계에 먼저 적응한 기업이라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해외로 진출하는 것보다 속도감 있게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것이 투자 매력 포인트다.
본 글로벌 기업이란 설립 초창기부터 해외에 자리를 잡고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성장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고 글로벌 진출로 나아가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 해외 현지 투자 생태계 및 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해나갈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최근 글로벌 영상 인공지능(AI) 기업 트웰브랩스는 1억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트(NEA)와 네이버벤처스가 공동 리드한 이번 시리즈 투자에는 래디컬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인덱스벤처스 등 기존 투자자 뿐만 아니라 쿼드캐피탈, 레드불벤처스도 신규 투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트웰브랩스는 이재성 대표를 비롯해 한국인 5명이 창업한 AI 기업이다. 현재는 서울, 판교, 뉴욕, 런던에도 오피스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말 첨단국방기술(디펜스테크) 스타트업 본에이아이는 약 17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벤처캐피털(VC) 써드프라임이 리드했으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더벤처스, 베이스벤처스 등 자산운용사와 VC들이 투자에 참여했다. 본에이아이는 2025년 1월 미국 법인을 설립한 후 같은 해 7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미국에서 산후조리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도 더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아마는 한국계 창업자 에스더 파크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한국적인 요소가 담겨있는 산후조리원 서비스를 미국 시장에 적용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2월 동향 리포트 '2026 미국 소재 한국계 스타트업 맵'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165개 한국계 스타트업 중 미국 현지 창업 비중은 85.5%(141개사)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미국을 단순한 확장 시장으로 보는 단계를 넘어, 창업 초기부터 미국을 전략적 요충지로 설정하는 '본 글로벌' 경향이 주류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해외에 모법인을 설립하고 한국법인을 자회사로 전환하는 플립 기업도 전체의 14.5%(24개사)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세금 부담, 기존 주주들의 반대 등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본 유치 및 시장 진출의 용이성을 위해 과감하게 플립하는 기업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시장은 작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이 필연적인데, 미국에서 잘 되는 회사가 한국에 들어와 펀딩을 하는 경우 그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다만 해외에서 창업한 기업이 왜 한국계 자금이 필요한지가 설명되지 않는다면 투자하는 입장에선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