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보유보고제도상 보유목적 세분화해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상 냉각기간 폐지도
스튜어드십코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시장법상 대량보유보고제도(5%룰)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상 냉각기간 폐지, 주주제안 요건 완화 등 수탁자 책임 활동을 위축시키는 구조적 장벽을 허물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스튜어드십코드 실효성 제고를 위한 주주총회 제도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스튜어드십코드가 실제 시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용하려면 5%룰 등의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간 5%룰의 모호한 공동보유 기준이 기관의 협력적 주주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5%룰은 특수관계인 등을 포함해 5% 이상 지분을 공동보유한 주주에게 보유 목적과 거래 내역 등을 5영업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한 제도다. 윤상녕 트러스톤자산운용 변호사는 "대화 과정에서 형성된 묵시적 의사 합치만으로 공동보유가 인정될 수 있어 기관들이 접촉 단계부터 법적 위험을 안게 된다"며 "보유 목적을 지배·관여·일반투자·단순투자로 세분화하고, 경영권 지배 목적이 아닌 개별 의안 협력에 대해서는 공동보유 합산 의무를 면제하는 '안전지대(Safe Harbor)'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의 냉각기간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는 주주총회 전 의결권 확보를 위해 다른 주주에게 위임장을 요청하는 제도로, 투자자의 안건 검토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공시 후 2영업일 동안 권유 활동을 금지하는 냉각기간을 두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폐지 이유로 "관련 공시시점 선택권을 가진 회사가 주총을 앞두고 수요일 공시접수 마감 직전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관련 공시를 올리면 기관은 아무리 빨라야 다음날인 목요일에 관련 공시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이때 회사는 냉각기간 이후 토요일부터 권유개시에 나서지만 기관은 냉각기간과 주말이 지난 다음주 화요일부터 뒤늦게 권유개시에 나서는 점이 불리하다"고 짚었다.
주주총회 개최 일정과 운영방식의 개혁 필요성도 제시됐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총은 2주 전 통지되고 사업보고서는 주총 1주일 전에 공시되는데 기관 입장에선 수백개 안건과 사업보고서를 검토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일본처럼 사업보고서 포함 주총 안건의 3주 전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주에선 주주제안의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주제안을 하려면 3.0%의 지분을 보유하거나, 6개월 이상 1%(대규모 상장사는 0.5%)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김지열 쿼드자산운용 이사는 "지분율만 따지다 보면 운용 규모가 작은 운용사나 개인투자자는 시가총액이 높은 상장사에 대한 주주제안을 할 수 없다"며 "6개월 이상 장기간 보유를 전제로 0.1%의 의결권을 조건으로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세미나에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불리한 구조적 환경 문제를 다뤘다. 안유라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 이사는 "스튜어드십코드의 실효성은 외국인 투자자가 정보를 적시에 접근하고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주총 공시의 영문본이 늦거나 없어서 외국인 투자자가 의안을 판단할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