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넘어 산업패권 경쟁으로' 발간
"탄소 감축보다 '전환 실행력' 중요"
탄소중립이 단순 환경 규제 대응을 넘어 기업 경쟁력과 시장 지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기업도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공급망과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편하는 대응 전략이 필요할 전망이다.
삼정KPMG는 5일 '넷제로(Net Zero) 경쟁의 시대, 탄소중립을 넘어 산업패권 경쟁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넷제로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 의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통상, 에너지 안보를 좌우하는 새로운 글로벌 경쟁 질서로 전환되고 있다고 짚었다. 탄소 감축 규모보다 저탄소 산업과 공급망을 얼마나 빠르게 선점하고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란 취지다.
실제 주요국은 탄소중립 정책을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산업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주도권 확보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통해 탄소를 새로운 통상 규범으로 제도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제조업 리쇼어링과 에너지 지배력 강화를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재편하고 있다. 한국 역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정책을 구체화하며 첨단산업, 무탄소 에너지, 공급망을 연계한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펴고 있다.
넷제로 시대에는 가격과 품질뿐 아니라 제품과 공급망의 탄소 경쟁력이 새로운 경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협력사에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스코프3 배출량 관리, 제품 탄소발자국(PCF) 데이터 제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저탄소 제품 생산 역량과 무탄소 전력 확보 여부가 글로벌 공급망 참여의 핵심 조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생산거점 선정 기준도 달라졌다. 기존엔 인건비와 물류비 등 비용 요인이 핵심이었지만, 최근엔 무탄소 전력 조달 가능성과 전력망 안정성, 공급망 회복력, 정부 정책 지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데이터센터 등 전력집약 산업에선 에너지 경쟁력이 곧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산업 구조도저탄소·디지털 기반의 지능형 가치사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제조업은 수소환원제철과 공정 전기화, 순환경제 기반 생산체계로 전환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산업은 배터리여권과 폐배터리 재활용을 중심으로 순환형 공급망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은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AI 기반 전력망 관리체계로 진화하고있으며, 디지털 산업에서는 탄소 데이터 플랫폼과 AI 기반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통해 산업 전반의 탄소 및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보고서는 "규제 대응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공급망과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편하는 전략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전략 과제로는 ▲고탄소 사업에서 저탄소·신성장 사업 중심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 ▲탄소 규제와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한 시장 및 생산거점 전략 재설계 ▲공정 혁신과 저탄소 제품 개발 ▲핵심 광물 및 원재료 확보를 위한 공급망 재편 ▲탄소·에너지 관리 역량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을 선정했다.
이동석 삼정KPMG ESG비즈니스그룹 리더는 "탄소 효율성과 공급망, 에너지, 데이터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통합해 새로운 시장 기회로 연결하느냐가 기업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규제 대응을 넘어 전환 실행력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결정하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