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만 회원 의사결정기구 공식 반대 의결
"동의 없는 지방 이전, 정당성 얻기 어려워"
한국교직원공제회와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대의원회가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과 관련해 각각 지방이전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반대 의사를 밝힌 주체가 직원이 아니라 회원이라는 점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약 100만 명, 행정공제회는 약 40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대의원회는 이들 140만 회원을 대표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만큼, 회원들의 공식 입장이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제회는 다른 공공기관과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이들 공제회의 기본 입장이다. 국가 예산이나 출연금을 받지 않고, 회원들이 직접 낸 부담금과 그 운용 수익으로 굴러가는 상호부조 기관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의원회는 "본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단순한 행정적 문제가 아니라 회원 재산의 관리·운용과 직결되는 사안이며, 회원들의 자율적 판단이 무엇보다 존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산운용을 주력으로 하는 기관에서 본점 소재지는 투자 경쟁력과 기금운용 성과를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자본과 정보, 인력이 모여 있는 금융 중심지를 벗어날 경우 운용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 대의원회는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결국 회원 자산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의원은 "정부는 140만 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회의 결의를 무겁게 받아들여 일방적인 이전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기관의 자치권과 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존중하는 범위 안에서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제회의 본점 소재지를 옮기려면 정관을 바꿔야 하는데, 정관 변경은 대의원회 의결 사항이다. 정부가 지방이전 대상기관으로 선정하더라도 대의원들이 반대하면 정관 개정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번 결의를 계기로, 이전 검토 기관으로 거론되는 다른 공제회 대의원회들도 반대 결의 채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공제회 대의원회는 결의문을 국토교통부에 발송했으며, 청와대에도 곧 전달할 예정이다.
공제회 관계자는 "이번 결의는 단순히 직원들의 반대를 넘어 실질적 주인인 140만 회원의 공식 뜻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부 예산이 아닌 회원 자산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회원 동의 없는 일방적인 지방이전은 정당성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