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일본여행 가기 전 환전은 언제할까 [주末머니]

  • 숏뉴스
  •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30년 만에 손잡고 외환 개입한 미국·일본
미, 유로 팔고 엔 매수…목적은 '미 국채 방어'
일, 부채 과다에도 금리 최저 "엔저 구조 여전"

지난달 31일 미국과 일본이 함께 외환시장에 들어가 엔화를 사들였다. 두 나라가 손잡고 엔화를 매수한 것은 1998년 이후 약 30년 만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하루 전 거래은행에 환율을 물어보는 '레이트 체크'로 신호를 준 뒤, 31일 미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를 팔고 엔을 샀다. 일본은행(BOJ)도 이틀 연속 개입해 6조~8조엔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160엔대에서 움직이던 달러·엔 환율은 지난 3일 장중 155엔대까지 내려왔다.


유진투자증권 차영후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개입의 효과가 "그럼에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엔화를 약하게 만든 구조적 요인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이 남의 나라 통화를 사준 이유는…미 국채시장 지키기


환율 개입은 보통 자국 통화가 흔들릴 때 그 나라가 하는 일이다. 미국이 엔화를 사준 것은 이례적이다.


차 연구원은 그 목적을 미 국채시장 방어로 봤다. 일본은 약 1조14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세계 최대 해외 보유국이다. 엔화를 방어하려면 달러가 필요하고, 그 달러를 마련하려 미 국채를 내다 팔면 미국 금리가 밀려 올라간다. 미국이 자기 시장을 지키려면 일본이 국채를 팔지 않도록 도와야 하는 구조다.


개입 방식에서도 그런 성격이 드러난다. 미국은 달러가 아니라 유로를 팔아 엔을 샀다.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엔화만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금리도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올해만 0.5%포인트 올랐고, 30년물은 5.2%대로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닿았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의 설비투자 전망치는 계속 상향되는데, 알파벳과 아마존은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비를 뺀 금액)이 적자로 돌아섰다. 모자란 돈은 회사채로 메워야 하는데, 금리가 더 오르면 AI 투자를 이어가는 일 자체가 어려워진다.


빚은 G7 최고, 금리는 가장 낮고…엔저의 뿌리는 그대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부채는 2024년 기준 214%로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다. 그런데 장기금리는 G7에서 가장 낮다. BOJ가 국채를 계속 사들이며 위험프리미엄(재정 위험이 큰 나라에 투자자가 요구하는 추가 금리)이 오르는 것을 억눌러왔기 때문이다. 일본 장기채는 재정 위험에 걸맞은 이자를 주지 못하고 있다.


돈은 이자를 따라 움직인다. 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자리 잡은 배경이다. 2000년 이후 엔화의 실질 가치는 57% 떨어졌다.


그렇다고 BOJ가 금리를 빠르게 올리기도 쉽지 않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국채를 많이 들고 있는 일본 금융기관은 평가손실을 보고, 정부는 이자비용이 늘어난다. BOJ는 2024년 3월 YCC(장기금리를 일정 범위 안에 묶어두는 정책)를 끝내고 보유 국채를 줄이고 있지만, 금리가 급등하면 계획과 상관없이 국채 매입을 늘릴 수 있다고 명시해뒀다.


게다가 정부는 돈 쓸 계획이 많다. 다카이치 내각은 지난 6월 14년간 총 2조3000억달러 규모의 공공·민간 투자 로드맵을 발표했고, 2027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낮추겠다고 했다. 줄어드는 세수를 무엇으로 메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아 적자국채 발행 우려가 남아 있다. 금리를 올리기도, 빚을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원화도 20원 내렸지만…"8월 이후엔 다시 위로"


이번 개입은 국내 환율에도 흔적을 남겼다. 7월 30~31일 한·미·일이 동시에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20원가량 내렸다. 최근 원화와 엔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진 만큼, 추가 개입에 대한 경계감은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다만 엔화 강세가 오래가지 못한다면 원화가 받는 힘도 제한적이다.


8월까지는 원화에 우호적인 재료가 있다. 법인세 중간예납 기간인 데다, SK하이닉스 ADR(미국 예탁증서) 관련 자금 환전 등 수출대금이 국내로 돌아오는 흐름이 겹친다. 그 이후에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내국인의 해외 자산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는 원화를 서서히 약하게 만드는 힘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차 연구원은 "미국 공조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재정건전화와 BOJ의 추가 인상, 연준 금리 인하 이벤트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개입 효과는 장기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은 8월 이후 내국인 자금유출이 재차 부각되며 연말 1480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