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고용 둔화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 완화와 인공지능(AI)·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반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도주인 반도체 업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투자심리 회복 여부가 이번 주 코스피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 S&P500지수는 0.6%, 나스닥지수는 1.3%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 상승했다. 특히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를 완화하면서 시장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7월 신규 고용은 2만3000건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8만5000건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시장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전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금리 동결 확률이 55.6%로 인상 확률 44.4%를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웃돌았다. 금리 동결 전망이 강화될 경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하락을 통해 증시 할인율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AI 투자 자금 조달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에는 반도체 투자심리의 향방을 가늠할 해외 기업 실적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TSMC의 7월 매출을 시작으로 시스코, 코어위브,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TSMC의 경우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향한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충족하는지가 관건이다. AI 가속기와 선단공정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에 대한 시장의 불안도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코어위브 실적에서는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시스코는 AI 투자 사이클이 반도체를 넘어 네트워크 장비로 확산되고 있는지, AMAT는 D램 장비 투자와 HBM용 첨단 패키징 수요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국내 증시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신세계 등을 비롯해 증권·보험·유통업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다만 국내 기업 실적보다 TSMC와 시스코, 코어위브, AMAT 등 해외 테크기업 실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외국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약 5조원 규모의 순매도를 단행한 만큼, 해외 기업 실적이 AI 수요와 메모리 업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경우 외국인 수급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주 국내 증시의 핵심은 그동안 나타났던 '주도주 소외 현상'이 해소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코스닥 성장주로 이동했던 자금이 다시 반도체 대형주로 돌아오고, 글로벌 AI 수요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경우 코스피의 반등 탄력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별 실적 하나하나를 확인하고 대응해야 하는 피로도 높은 장세가 되겠지만, 7월 말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 AMD와 샌디스크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을 통해 AI 수요 가시성과 수익성에 대한 불안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주 예정된 해외 기업 실적은 AI 및 메모리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를 한층 더 완화하는 방향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해외 테크기업 실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난 1분기 실적 시즌보다 높을 것이라는 점을 주중 대응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