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WTI 전망 81달러로 5달러 상향
4Q 재고 전망, 축적에서 순유출로 전환
국제유가의 고점이 뒤로 밀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은 3분기 이후 원유 수급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봤지만, 재고가 쌓이기는커녕 4분기까지 빠지면서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상상인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 유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8월 단기 에너지 전망(STEO)에서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전망치를 배럴당 81달러로 제시했다. 전달 전망보다 5달러 올렸다.
유가 흐름은 중동 전황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체결 이후 WTI는 지난달 2일 배럴당 69달러까지 밀렸다. 하지만 같은 달 7일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WTI는 지난달 23일 92달러까지 급등했다.
핵심은 생산 차질이다. EIA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8월까지 제약되고 9월부터 완만히 회복된다는 가정 아래 중동 7개국의 생산 차질 전망을 크게 높였다. 3분기 생산 차질 전망은 하루 657만배럴로 기존 543만배럴에서 상향됐고, 4분기는 하루 420만배럴로 기존 144만배럴에서 대폭 높아졌다.
실제 물동량도 크게 줄었다. 2분기 호르무즈 해협 통과량은 하루 490만배럴에 그쳤다. 전쟁 이전 하루 2160만배럴과 비교하면 크게 위축된 수준이다.
재고 전망도 달라졌다. 글로벌 원유 재고는 2분기 하루 420만배럴 순유출된 데 이어 3분기에도 하루 385만배럴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더 중요한 변화는 4분기다. 7월 전망에서는 하루 274만배럴 재고 축적이 예상됐지만, 8월 전망에서는 하루 63만배럴 순유출로 바뀌었다. 재고가 쌓이는 시점이 뒤로 밀렸다.
원유 수요 전망은 사실상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공급이다. 생산 전망이 하루 106만배럴가량 낮아지면서 연간 기준으로도 하루 187만배럴 순유출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업재고는 올해 말 24억8000만배럴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재고가 줄어들면 유가는 쉽게 내려가기 어렵다. 상업용 원유 재고의 저점도 연말로 미뤄졌다. 연말까지 유가 하방 경직성이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회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예멘 후티 반군의 봉쇄 위협을 받는 등 불확실성으로 전망치 변화 가능성은 농후하다"며 "상상인증권은 재고 저점이 형성되는 4분기가 유가의 고점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기 유가는 재고 전망 변화 가능성이 크기에, 향후 전황 및 원유 생산 차질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