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식품 출신 대표 선임 등 재무·전략 라인 개편
전환사채 거래 구조 따라 각자 셈법 달라
스마트스코어 '골프 플랫폼' 사업 경쟁력 강화 과제
국내 골프 플랫폼 기업 스마트스코어에 1100억원을 투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각자대표를 선임하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섰다. 재무·전략 라인을 새롭게 재편하며 자금 관리에 들어가며 기존 최대 주주인 VIG파트너스와는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다. 양사는 전환사채(CB) 콜옵션 구조에 따라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공동 목표를 가지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셈법이 각자 다르다. 다만 스마트스코어 본업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14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어펄마캐피탈은 최근 스마트스코어 관리부문 대표를 신설하고 육현진 대표를 선임했다. 육 대표는 어펄마캐피탈이 지난해 말 삼천리에 매각한 성경식품(성경김)의 전 대표다. 최고전략책임자(CSO) 자리도 신설했다. 이 자리에는 문승세 상무를 영입했다. 문 상무 역시 성경식품에서 영업 마케팅을 담당했다. 최근 서규식 전 전무가 퇴사하며 공석이 됐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재민 상무로 채웠다. 동시에 자금을 관리하는 재경팀도 팀장 영입 등을 통해 새롭게 구성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스코어가 마제스티 등 브랜드 유통 사업을 하다 손실을 보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있어 어펄마캐피탈이 투자한 만큼, 자금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어펄마캐피탈이 보통주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는 아니지만 사실상 경영권 통제에 나서며 사실상의 PMI(인수 후 통합)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모두가 바라는 스마트스코어 밸류업
어펄마캐피탈은 지난 2월 스마트스코어가 발행한 1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취득하며 투자했다.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40%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스마트스코어의 주주 구성은 VIG파트너스(22%)가 최대 주주이며 정성훈 회장(20%), NH PE(11%), IBK캐피탈(9%) 등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전환권 행사 이전에도 각자대표 선임, 이사 선임권 등 권한을 확보했다. 대신 VIG파트너스는 CB에 대한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어펄마캐피탈이 투자 후 2년 동안 전환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VIG파트너스는 전환권 행사 이전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 때문에 어펄마캐피탈과 VIG파트너스는 모두 스마트스코어의 기업가치 상승을 바라게 됐다. 우선 VIG파트너스는 2022년 스마트스코어에 18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2027년까지 스마트스코어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할 경우 정 회장 지분까지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청권) 행사 권리를 얻었다. 스마트스코어의 영업이익이 늘어 IPO가 성공할 경우 이를 통해 들어온 공모 자금으로 어펄마캐피탈 CB를 되사오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스마트스코어가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어펄마캐피탈도 스마트스코어가 영업이익을 끌어올려 VIG파트너스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2년 만에 1100억원 원금에 이자까지 챙겨 엑시트할 수 있다. 만약 스마트스코어가 돈을 갚지 못해 어펄마캐피탈이 최대 주주가 된다면, 스마트스코어가 '수익을 내는 우량기업'이어야 다른 기업이나 사모펀드에 되팔 수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기업가치가 올라야 한다.
스마트스코어, 재무·회계 이슈에 주요 사업도 차질
다만 스마트스코어가 단기간에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스마트스코어의 경영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스마트스코어는 돈을 벌어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2억6000만원이지만 이자 비용은 171억8000만원이다.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몇 배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재무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0.54배다.
핵심 관계사인 골프 유통기업 마제스티골프 관련 부실도 문제다. 마제스티홀딩스는 지난해 3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스마트스코어의 지분율만큼인 143억원이 지분법 손실로 실적에 반영됐다. 여기에 마제스티를 인수하며 치렀던 투자금의 미래 회수 가치가 사실상 없다고 평가해 관계기업투자주식 손상차손이 198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계속된 적자로 회사 장부에 쌓인 누적적자인 미처리결손금은 1783억원에 이른다. 또 1년 내 당장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973억원인데 현금자산은 166억원에 불과한 점도 경영 악화 상황을 보여준다.
주요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염인욱 해외사업부문 대표가 최근 퇴사했으며 해당 부문 일부 직원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외사업 중 신규 사업이었던 호주 진출(법인 설립 등)도 진행을 멈춘 상황이다. 국내 420개 골프장에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국내 점유율은 높은 가운데 해외 확장 사업이 절실했던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