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두달여만에 4400달러 회복
글로벌 중앙은행 매수세가 상승 견인
한은도 13년만에 금 투자 나서
연말 5000달러 안착 전망
한동안 조정을 겪었던 금값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두 달여만에 온스당 4400달러선을 회복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매수세 재개와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5000달러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 기준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4432.22달러로, 최근 한달간 10.63% 상승했다. 이달 들어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며 박스권을 탈출했다. 금선물 가격은 1월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5318달러를 기록한 후 지난 6월24일 3990달러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25% 하락했다. 이후 4000선 전후 박스권에서 갇혀 조정을 거쳤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금가격은 지난주 5개월간의 하락 추세선을 상승 돌파하며 7월 저점 대비 10% 상승했다"면서 "6월 하순부터 약 한달간 4000~4200달러의 좁은 범위에서 바닥을 다진 후 이달 들어 박스권과 하락 추세선을 돌파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금값의 반등을 이끈 동력으로는 중앙은행의 매수세 재개와 ETF로의 자금 유입이 꼽힌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288.9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홍 연구원은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은 1분기 56t으로 2022년 이후 분기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2분기 들어 금 매입이 재개되면서 289t으로 2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1월 1.2t에서 6월 14.9t으로 공식 금 매입을 대폭 늘렸는데 가격 하락에 따라 저가 매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13년 만에 금 투자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한은은 2분기 말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 금 ETF인 'SPDR Gold Shares(GLD)'를 67만9765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2분기 말 평가액은 2억5041만달러(약 3550억원)로, 한은이 금 자산을 매입한 것은 지난 2013년 실물 금 20t을 매입한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지난해 10월 금 보유 비중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했으나 9개월 만에 전환한 것"이라며 "이는 한은만의 독단적인 판단은 아니다. 글로벌 중앙은행 서베이에서 전체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 전망은 올해 8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해당 기관의 금 보유량 전망에 대해 45%가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달러화 의존도 축소를 위한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는 중장기적으로 유지될 구조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TF로 자금 유입도 재개되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시장의 금 ETF로 15억9000만 달러가 유입됐다. 홍 연구원은 "7월 하순부터 ETF 유입도 재개됐는데 6월 중순 이란 전쟁 휴전으로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전망이 완화됐고 장기 실질금리의 상승세가 둔화되며 금 투자수요가 다시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부진도 금 투자 수요를 자극했다. 홍 연구원은 "그동안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로 인한 Fed의 금리 인상 전망이 금 가격을 눌렀으나 고용지표 악화는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경기 둔화라는 금 가격 상승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며 본격적인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금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연말에는 5000달러선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역사적 금 강세장에서 조정 경로를 비교해 보면 현재 저점 구간을 통과하는 중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금 가격이 고점 대비 15% 이상 하락한 약세장에서 평균 8개월까지 저점을 탐색 후 12개월내 고점 대비 90% 가량 회복했던 점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5000달러 근방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