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지주사 설립용 세금 이연, 중복상장 장려하는 특혜"

  • 숏뉴스
  •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재경부 지주사 과세이연 특례 9번째 연장 시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으로 비판
"특정 기업집단만 이익 보는 중복상장 원흉"

재정경제부가 지주회사 설립·전환 과정에서 주식 현물출자에 부과되는 세금을 미뤄주는 특례를 26년간 여덟 차례 연장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 연장을 예고했다. 미뤄준 세금만 수조원에 달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인 중복상장을 부추긴 제도인 만큼 이제는 특혜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내고 정부가 다음 달 1일 국무회의 의결 전에 세제개편안에 담긴 특례 연장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홉 번째 특례 연장 시도…소수 기업만 특혜

재경부는 지난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지주사 설립·전환을 위한 주식 현물출자 과세이연 특례를 2028년 말까지 2년 연장하겠다고 예고했다. 2019년 확정된 '4년 거치·3년 분할납부'의 시행 시점도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특례 연장은 아홉 번째, 분할납부 시행 유예는 세 번째다.


이 특례는 지배주주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할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와 법인세를 지주사 주식 처분 시점까지 미뤄주는 제도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고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거버넌스포럼은 "시장에 남은 순환출자 구조가 거의 없는 만큼 극소수 기업집단의 이익을 위한 추가 연장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순환출자가 없는 기업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두 회사를 모두 상장시키고, 지주사 할인을 이용해 상속·증여세 부담을 낮추면서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 활용돼 왔다는 주장이다.


기업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 통상 지주사 주가는 하락하고 사업회사 주가는 상승한다. 지배주주는 가격이 오른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가격이 내려간 지주사 주식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은 크게 높아지지만 일반주주의 견제와 감시 기능은 약해지고 주주가치는 훼손될 수 있다.


지주사와 상장 자회사가 증시에 함께 남는 중복상장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지주사 주가에는 보유한 사업회사 지분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치만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지주사와 중간지주회사, 사업회사가 연속해서 상장된 구조일수록 기업가치 할인 폭은 더 커진다. 거버넌스포럼은 "이 같은 할인으로 지배주주의 상속·증여세 실질 부담은 낮아지고 승계는 쉬워진다"고 비판했다.


과세이연이라는 명칭과 달리 사실상 세금 면제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지배주주가 지주사 지분을 실제로 처분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이어지는 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상승까지 고려하면 세금의 실질 부담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는 설명이다.


수혜 대상도 일부 대기업으로 제한된다. 특례는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인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적용된다. 2017년 기준이 상향되기 전에는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이면 특례를 받을 수 있었다.


세제개편 전체 효과만큼 특정 기업 세금 아껴

거버넌스포럼은 2000년 말 3년 한시로 도입된 제도가 이미 예외적 혜택이고, 더는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118개 지주회사가 특례를 신고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70개 회사에서 과세가 미뤄진 양도차익은 13조2669억원에 달한다. 거버넌스포럼은 이에 따른 이연 세금이 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재경부가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예상한 2027년 이후 5년간 세수 효과가 3조4430억원"이라며 "특례 하나로 10년간 미뤄준 세금이 개편안 전체의 5년 세수 효과와 맞먹는다"고 꼬집었다.

썝蹂몃낫湲 냅킨AI 제작

재경부도 과거 이 제도의 혜택이 과도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2019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주식 처분 시까지 무기한 과세가 미뤄져 지배주주 등에 대한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또 적격합병·분할과 포괄적 주식교환 등 일반적인 구조조정 과세특례만으로도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하고,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국도 별도의 현물출자 과세이연 특례 없이 일반 제도만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무기한 이연 대신 '4년 거치·3년 분할납부' 방식으로 전환도 추진했지만 시행 시점은 거듭 미뤄지고 있다.


거버넌스포럼은 "정부가 세제개편안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를 내걸면서도 중복상장을 양산하고 주가 누르기에 악용될 수 있는 행위에 혜택을 주는 것은 정책적으로 모순"이라며 "국무회의 의결 전에 특례 적용기한 연장과 분할납부 재유예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