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삼성전자 급락으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미국 반도체주 약세가 선반영됐다는 점과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6% 오른 5만3417.16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P500지수는 0.28% 내린 7652.86, 나스닥지수는 0.76% 하락한 2만5980.19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70% 떨어졌다.
반도체주가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엔비디아는 2.91% 하락했고 마이크론은 5.83%, 브로드컴은 2.63%, AMD는 3.49% 내렸다. 특히 엔비디아는 7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면서 이번 주 후반 예정된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전날 글로벌 반도체주의 동반 약세가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삼성전자 주주환원 발표 이후의 '셀온'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선제적인 포지션 조정에 따른 수급 변동성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 역시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전날 코스피는 3.12% 급락한 6696.96에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 발표 이후 8.7% 급락하면서 반도체와 보험 업종 등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코스닥은 1.42% 상승한 813.33을 기록하며 중소형주 중심의 순환매가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가 급락은 시장이 기대했던 주주환원 수준과 실제 발표 사이의 간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는데,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기대했던 만큼 실망 매물이 출회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규모 자체가 국내 증시의 수급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규모는 90조~110조원, SK하이닉스는 40조원에 추가 규모가 예상된다. 메모리 가격이나 이익 전망 등 반도체 업황의 펀더멘털이 약화됐다는 신호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 급락을 추세적인 하락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시장 내부 체력은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코스피가 급락했지만 상승 종목은 579개로 하락 종목 286개보다 많았다. 8월 들어서도 상승 종목 수에서 하락 종목 수를 뺀 평균 격차가 91개로 플러스 영역을 유지하고 있다. 6월의 -151개, 7월의 -34개와 비교하면 시장의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도 비철금속이 7.8%, 정보기술(IT) 가전이 6.0%, 화학이 5.1% 오르는 등 반도체와 보험을 제외한 18개 업종이 상승했다. 코스닥을 비롯한 중소형주 역시 강세를 보였다. 지난 7월 급락장 당시 대부분 업종이 동시에 하락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업종별 차별화와 순환매가 나타나면서 증시의 하방 경직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금리와 유가 안정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696%로 전 거래일보다 3.8bp 하락했고, 30년물 금리는 5.226%로 4.5bp(1bp=0.01%포인트) 내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5.01달러로 2.35% 하락했다. 미 재무부가 보유한 일반계정(TGA) 잔고를 활용해 장기 국채를 매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증시 부담 요인이었던 장기물 금리 급등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날 국내 증시는 전날 급락을 일부 되돌리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반도체주 조정이 국내 증시에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금리와 유가 하락, 전날 급락한 반도체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증시의 약세 압력은 펀더멘털 균열이 아닌 삼성전자 주주환원에 대한 셀온과 엔비디아 실적 경계심리를 앞둔 수급 변동성이 만들어낸 단기적인 요인"이라며 "금리와 유가 등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의 추가 악재 확산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주식 비중을 추가로 낮추는 전략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