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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팔았다며, 배 아프겠네"…한 달 새 15% 오른 금, 배경엔 美국채 있었다[주末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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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8월만 15% 급등
"달러 약세·대체자산 매력 자극"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시장과 이를 억제하려는 미 정책당국의 힘겨루기로 금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국채를 많이 찍어낸 미국은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정책당국이 금리 상승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달러는 약세 압력을 받고, 금값은 다시 오르는 흐름이다.

Fed 동결 기대에 국채 바이백까지… 금값 급반등

최근 하나증권에 따르면, 금 가격은 여름 조정기를 거친 뒤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8월 상승률은 지난 25일 고점 기준 약 15%에 달하고, 최근 1주일 동안에만 7.4% 급등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 가격 반등 과정에서는 크게 두 번의 상승 모멘텀이 확인된다"고 짚었다. 첫 번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대가 꺾인 것이다. 7월 말까지만 해도 선물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반영됐지만 이후 인상 기대가 빠르게 낮아졌다. 지난 26일 기준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동결 가능성은 약 64%까지 높아졌다.


두 번째 상승 계기는 미 재무부의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였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시장에서 유통되는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제도로,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특정 만기의 수급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 19일 미 재무부는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했다. 이후 최근 1주일간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약 11bp(1bp=0.01%포인트) 하락했고 달러도 약세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높은 장기금리에 막혀 주춤했던 금 가격이 바이백 확대를 계기로 다시 상승폭을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채 과잉 공급 대 금리 억제… 시장과 당국의 힘겨루기

금값이 다시 뛰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미국 국채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재정적자를 메꾸려 계속해서 국채를 찍어내고 있지만, 정작 이를 사줄 큰손들(해외 공공기관, 은행 등)의 지갑은 예전처럼 넉넉하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며 돈을 끌어모으는 우량 테크 기업들까지 가세해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썝蹂몃낫湲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연구원은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이러한 공급 부담은 국채가격 하락과 장기금리 상승, 높아진 금리에 신규 수요가 유입되는 과정을 거치며 조정된다"며 "문제는 지금 정책당국이 이러한 금리 상승을 마냥 용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부채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높은 장기금리는 정부의 차환과 이자비용을 끌어올리고, 주택과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까지 높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채시장은 늘어난 공급을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반면 정책당국은 그에 따른 경제·재정적 부담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늘어난 미국채를 어느 금리에서 소화할 것인가를 두고 시장과 정책당국 간 힘겨루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힘겨루기는 금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정책 개입으로 금리 상승이 제한되면 투자자가 요구하는 위험보상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서 미국채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며 "결국 채권시장에서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조정의 일부가 통화로 이동하면서 달러 약세 압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개입으로 금리 조정이 제한될수록 개입이 없었을 때 미국채가 어느 수준에서 거래됐을지 가늠하기 어려워진다"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미국채의 적정가치와 정책 신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금과 같은 대체자산의 상대적 매력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하반기 자산배분 핵심…금 주목할 때"

하반기 자산배분 전략에서 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최근 투자 시장이 주식이든 회사채든 온통 'AI 테마' 하나에만 쏠려 있어, 만약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계좌 전체가 흔들릴 위험이 크다. 이때 시장의 줄다리기 속에서 조용히 수혜를 입는 금이 훌륭한 충격 흡수 장치가 되어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AI 투자 확대가 주식뿐 아니라 회사채·사모신용·인프라까지 확산되면서 투자 수단은 달라도 동일한 투자 사이클에 대한 노출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따라서 금은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를 넘어 하반기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보완할 수 있는 자산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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