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7500~8500선에 매집 집중해
지수 오를 때마다 "본전이라도…"
코스피 단기 박스권 횡보 가능성 높아
코스피가 7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하고 있으나 거대한 개미 매물대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6000~7000포인트 구간의 수급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7000포인트 이상에서는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 매물이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6000선 이후 7000포인트 이상 지수대에 쌓인 순수 개인 순매수 총액은 약 87조원이다. 여기에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및 파생상품 매매와 연동된 금융투자의 수급(약 24조5000억원)을 더하면 매물대는 약 111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수가 반등할 때마다 손실을 회복하려는 매물 출회 압력이 상단을 누르는 구조다.
구간별로 살펴보면 7000~7500포인트 구간은 개인 순매수 18조9000억원(금융투자 합산 20조원), 7500~8000포인트 30조2000억원(합산 35조7000억원), 8000~8500포인트 28조3000억원(합산 37조5000억원), 8500~9000포인트 6조2000억원(합산 14조5000억원), 9000~9500포인트 3조4000억원(합산 3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iM증권은 지난해 10월 이후 개인 순매수액을 집계한 결과 7000포인트 이상에 형성된 개미 매물벽이 총 173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7000~7500포인트 37조8000억원, 7500~8000포인트 60조4000억원, 8000~8500포인트 56조6000억원, 8500~9000포인트 12조3000억원, 9000~9500포인트 6조8000억원이다.
수급 왜곡 현상은 코스피 내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 주도주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79조1000억원)와 SK하이닉스(69조8000억원)를 대규모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52조6000억원)와 SK하이닉스(51조1000억원)를 받아냈다.
코스피 전반의 레버리지 부담은 줄었으나 반도체 업종의 신용 매물 잔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 전체 신용융자잔고는 고점 대비 약 10% 감소하며 시가총액 대비 비중이 평년 수준(0.46%)에 머물고 있다. 반면 반도체 업종의 신용잔고는 11조원대로 고점 대비 6% 감소하는 데 그쳤으며,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0.37%로 과거 평균(0.16%)을 크게 웃돌았다. 향후 주가 반등 시 신용 상환 매물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개인 매수 물량 상당수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고점 구간에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25만원 이상 구간에서의 개인 순매수는 21조8000억원이며, SK하이닉스 160만원 이상 구간에서의 개인 순매수는 37조2000억원에 달한다. 7~8월 주가 상승일에 개인은 삼성전자(14조5000억원)와 SK하이닉스(16조8000억원)를 순매도하고 하락일에 각각 20조8000억원, 27조10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주가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며 상단을 제약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수급상의 매물대가 증시의 상승 방향 자체를 꺾기보다는 상승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적 개선세와 호재가 지속된다면 매물대 소화 후 추가 돌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스피의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월 말 974조원에서 최근 990조원으로 상향 조정됐으나 주가 정체로 인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5배 내외의 저평가 영역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수 상단 저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시즌 프리뷰를 통한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향 재개, 브로드컴,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 실적을 계기로 최근 불안정했던 국내 반도체주의 수급과 투자심리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7500포인트 이상에 집중된 개인 매물대로 인해 월 중 단기 상단 저항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순매수가 7500~8500포인트 사이 구간에 몰려 있어 지수가 7000포인트를 넘어 올라서면 저항이 거셀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7월 조정장에서 학습효과를 거친 만큼 매수세 전환보다는 물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패턴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