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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고채 순증 13조 줄지만…"채권시장, 금리 상방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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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발행 222.8조원으로 올해와 비슷
만기상환용 발행은 110.7조원으로 급증
12월 초장기물 비중 하향 여부에 주목

내년 국고채 순증 규모가 올해보다 13조원가량 줄어들지만 총발행 규모와 역대 최대 수준의 재정지출 등을 고려하면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인 재료가 우세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는 12월 발표되는 연간 국고채 발행계획에서 초장기물 비중이 파격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한 금리 상방 위험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일 iM증권이 공개한 '27년 예산안: 96조원의 안도, 223조원의 현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고채 총발행량은 222조8000억원, 순증 규모는 96조3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와 비교해 각각 2조9000억원(1.3%), 13조1000억원(12.0%) 줄어든 규모다. 적자국채는 100조1000억원으로 2026년 예산안 당시의 약 110조원보다 10조원가량 감소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총지출이 93조원 늘지만 국고채 순증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세수입이 194조2000억원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미래대응기금이 추가세수 가운데 12조5000억원을 신규 국채 발행 감축에 사용한다. 즉, 지출 증가분보다 세입 증가분이 훨씬 크기 때문에 확장적인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신규 국채 공급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썝蹂몃낫湲 국고채 연간 총발행 및 순증 추이. iM증권

다만 순증 감소가 곧바로 채권시장 수급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iM증권의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순증 96조3000억원은 절대적으로 작은 규모가 아니다"라며 "전년 대비 공급 부담은 완화되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내년 국고채 총발행 규모는 222조8000억원으로 올해 225조7000억원보다 고작 2조90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친다. 반면 만기상환과 시장조성을 위한 발행 규모는 126조6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0조3000억원 늘어난다. 이 가운데 만기상환용 발행은 110조7000억원으로 20조2000억원 급증한다.


이에 따라 월평균 국고채 총발행 규모도 올해 약 18조8000억원에서 내년 약 18조6000억원으로 사실상 비슷한 수준이다. 국고채 잔액을 새로 늘리는 속도는 둔화하지만 시장이 입찰에서 소화해야 하는 총물량은 거의 줄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만기상환 자금은 기존 보유자에게 지급되기 때문에 상당 부분이 국고채시장으로 재유입될 수 있기에 순발행과 동일한 수급 충격을 주지는 않을 수 있으나 외국인과 보험사, 은행이 상환자금을 같은 만기의 국고채에 재투자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재투자율과 재투자 만기에 따라 특정 구간의 입찰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측면에서도 채권시장에는 약세 요인이 남아 있다. 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 12.8%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재정지출 확대가 내수와 투자를 자극할 경우 성장률과 물가를 높이고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경계감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채권시장에서는 12월 연간 국고채 발행계획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예산안에서 총발행 및 순증 규모는 확정됐으나, 만기별 발행 비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총발행 감액은 2조9000억원에 불과하지만, 20·30·50년물 비중을 낮추면 초장기물 공급은 10조~20조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썝蹂몃낫湲 2027년 장기물 발행 비중 시나리오. iM증권

iM증권은 장기물 발행비중 시나리오로 현행 유지, 소폭 하향, 기본 시나리오, 파격 하향 등 4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올해처럼 장기물 비중을 35%로 유지할 경우, 내년 장기물 발행액은 약 78조원으로 올해와 사실상 차이가 없다. 반면 기본 시나리오에서 장기물 비중을 30%까지 낮추면 발행액은 66조8000억원으로 약 11조원 감소한다. 25%까지 파격적으로 하향할 시에는 55조7000억원으로 22조원 이상 줄어든다. 김 연구원은 "만기 배분에 따라 초장기물 공급은 그보다 네 배에서 여덟 배까지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장기물 비중 30%를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한 이유로 보험사의 초장기물 수요가 과거보다 약해진 데다 내년에는 110조7000억원의 만기상환 자금을 다시 조달해야 하는 만큼 정부가 수요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5·10년물과 2·3년물로 물량을 재배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만기별로는 2·3년물은 확장재정과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경계에 가장 민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5·10년물은 WGBI(세계국채지수) 관련 외국인 수요가 공백을 얼마나 메울지가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30년물은 12월 장기물 발행 비중의 하향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장기물 비중이 30% 이하로 낮아질 경우 30년물이 10년물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10년물과 30년물 간 금리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장기물 비중이 30%로 낮아지는 경우 10년물 대비 30년물의 상대가치 매수 전략을, 25%까지 파격적으로 낮아질 경우에는 발행계획 발표 전 선취매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반대로 장기물 비중이 35%로 유지되면 30년물 추격매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펀더멘털은 약세, 순증은 강세, 총입찰 부담은 중립이라는 불편함이 존재한다"며 "초장기물 비중의 파격적 축소가 확인되기 전까지 강세보다 금리 상방 위험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물 비중이 30% 이하로 낮아지면 2027년 채권시장의 중요한 수급 호재가 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에는 확장재정과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물 내 기간프리미엄으로 고착화될 수 있는 위험 부담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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