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62% 오를동안 코스닥은 11% 빠져
1996년 코스닥 시장 출범 이후 최대 격차
"부실기업 퇴출 서두르고 승강제 도입해야"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률 격차가 70%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이 1996년 출범한 이후 코스피와 수익률이 이렇게까지 벌어진 적은 처음이다. 극심하게 소외된 코스닥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부실기업 퇴출을 앞당기고 도입 예정인 코스닥 승강제를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62% 오를 동안 코스닥 11% 빠져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전날까지 62.2%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은 11.2% 하락해 양 지수의 격차는 73%까지 벌어졌다.
일반적인 상승장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올해는 우리 증시가 코스피 위주로 상승하면서 코스닥 소외 현상이 극에 달했다.
코스피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시를 주도하면서 양 지수의 격차가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실적이 폭발했고 시장의 모든 자금이 이들에게 쏠린 결과다. 고점 대비 많이 하락했음에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올해 상승률은 여전히 153%, 111%에 달했다. 지난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상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출시되면서 시중 자금이 더 코스피로 몰리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하게 실적 부진만으로 코스닥 소외 현상의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코스닥 소외의 근본 원인으로 늘어나는 부실기업과 취약한 수급 여건 등을 꼽았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지속해서 제시됐음에도 시장 개설 이후 최대 소외가 지속되는 현상은 '실적 쏠림'만으로 설명이 불충분하다"며 "다산소사(多産小死) 구조와 취약한 수급 여건에 따른 시장 신뢰 훼손 등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변화를 위해 기존의 다산소사 구조를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로 바꿔야 한다"며 "부실기업의 상장폐지를 늘려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실기업 퇴출 서두르고 승강제 도입해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 예정인 코스닥 승강제도 시장의 체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을 우량기업과 일반기업, 관리기업 등으로 세그먼트를 나눠 경쟁을 붙이는 승강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정부는 승강제를 통해 우량 기업 및 기관자금의 코스닥 유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보다 4년 앞선 2022년 승강제를 도입한 일본 증시도 질적 개선을 이뤄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는 2022년 기존 증시를 프라임, 스탠다드, 그로스의 3개 시장으로 재편했다"며 "재편 이후 프라임 시장을 중심으로 증시 체질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승강제 도입 이후 바이오와 벤처기업 등 성장 초기 단계의 기업들이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세그먼트 분류 및 승강 기준은 기업이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규모 요건보다 지급 능력, 계속 기업 가능성, 내부통제 무결성 등 질적 요소를 반영해 설계해야 한다"면서도 "시장 구분 변경 시의 낙인효과를 완화할 수 있는 연착륙 장치를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