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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트럼프보다 무서운 건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韓, HBM·조선 앞세워 서방 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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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드 바운 PIIE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한국, 서방 진영서 대체 불가 파트너"
"HBM·조선 등 대체 불가 강점 강화해야"
"대미 투자, 퍼주기 피하고 수익성 실사"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중국산 제품 대신 '가장 훌륭한 대안(Best alternative)'을 원한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와 조선, 배터리는 바로 그 최고의 대안이다."


세계적인 통상·산업정책 전문가인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이 미·중 패권 경쟁 속 한국의 생존 전략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바운 연구위원은 1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 주관으로 열린 국제통상학회 하계학술대회 직후 아시아경제를 만나 글로벌 통상 환경의 핵심 위협 요인을 중국으로 지목하고,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서방 세력과의 밀착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운 연구위원은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선임이코노미스트, 바이든 행정부 국무부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하며 미국 정부의 통상 정책을 직접 입안한 인물이다. 세계은행(WB) 선임이코노미스트, 세계무역기구(WTO) 객원연구원을 거치며 30년간 글로벌 무역 분쟁과 공급망을 연구해왔다.

썝蹂몃낫湲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이 1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 주관으로 열린 국제통상학회 하계학술대회 직후 아시아경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진짜 위협은 트럼프 아닌 중국…미·중 패권 경쟁, 어느 편에 설지 명백"

바운 연구위원은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지닌 독보적 위치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미국, 일본, 대만, 유럽을 아우르는 서방 진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필수 불가결한 존재"라며 "만약 한국이 중국 측 생태계를 선택한다면 지금 서방 진영에서 누리는 것과 같은 중추적인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선택은 거의 명백해 보인다"고 단언했다.한쪽 편을 택할 때 따르는 비용(수출 시장 및 원자재 접근성 포기)을 감수하더라도,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서방 생태계에 남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바운 연구위원은 특히 중국의 시장 독점과 진입 장벽 구축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중국이 특정 산업에서 90%의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되는 것"이라며 "독점적 지배력을 갖게 되면 제품 공급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이를 무기화하거나, 가격을 대폭 올려 소비자들의 이익을 전부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썝蹂몃낫湲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이 1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 주관으로 열린 국제통상학회 하계학술대회 직후 아시아경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경협

서방 기업들의 신규 시장 진입을 막는 중국의 '약탈적 가격 정책(Predatory pricing strategy)'도 핵심 위협으로 꼽았다. 그는 "희토류나 핵심 광물 분야에서 서방 국가들이 새로운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려 할 때마다 거대한 중국 국영 기업들이 갑자기 가격을 확 낮춰버린다"며 "서방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해 봤자 전혀 수익을 낼 수 없도록 방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가 앞서 진행한 기조 강연에서 밝힌 핵심 메시지와도 궤를 같이한다. 바운 연구위원은 이날 강연에서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되, 전 세계는 중국의 공급망에 의존하게 만드는 세상을 구상하고 있다"며 관세 정책을 비롯한 표면적인 '트럼프 리스크'에 매몰되지 말고,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중국의 독점적 시장 지배력과 공급망 무기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韓, HBM·조선·배터리 등 대체 불가 강점…대미 투자는 수익성 따져야

바운 연구위원은 이 같은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을 향해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 강점을 더욱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세계가 중국발 공급망 무기화를 두려워하며 '최고의 대안'을 찾을 때, 그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한국이라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한 조선업, 이차전지(배터리)를 언급하며 "세계가 중국에 대한 의존과 무기화 위험을 두려워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최선의 대안이 바로 한국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바운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눈높이에 맞춰 미국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미국 내에 어떤 투자가 합리적일지 아주 잘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며 "미국 역시 한국의 조선업과 메모리 반도체 제조 역량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를 명목으로 한 맹목적인 투자에 대해선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합의로 한국 정부와 기업이 고려하는 모든 투자에 있어서 지속적인 수익성 실사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미 투자들이 실제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그리고 만약 한국 국민의 세금이 일부 투입된다면 그 투자에 대해 합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썝蹂몃낫湲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이 1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 주관으로 열린 국제통상학회 하계학술대회 직후 아시아경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경협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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