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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끄러워져야"…상법개정 이후 자본시장의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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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적 주주제안·주총서류 공시시점 등 논의
"이사의 추추중실의무, 해외법인에도 적용돼야"

세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 이후에도 기업들의 편법적인 제도 회피로 상장사 저평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주총회를 실질적인 견제의 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썝蹂몃낫湲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관된 자본시장 개혁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승욱 기자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관된 자본시장 개혁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세미나에서 "주총이 시끄러워져야 한다"며 "개별 기업의 거버넌스 개혁 관점에서 권고적 주주제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고적 주주제안은 주주가 구속력 없이 이사회에 특정 정책이나 행위를 검토·설명하도록 권고하는 안건을 주총에 제안하는 제도다.


그는 "권고적 주주제안은 주주가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이사회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은 토론 수단이며 주총을 시끄러워지게 할 수도 있다"며 "조사 결과 15개 곳에서 이미 권고적 주주제안을 한 것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도 이를 할 의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권고적 주주제안을 제안한 것은 주가지수가 올랐음에도 개별 기업의 저평가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차례에 걸쳐 상법을 개정했지만 개별 기업들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이사 수를 줄여 집중투표제를 무력화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상법을 개정하면서 사실상 자본시장의 헌법을 만들었지만 개별 기업이 거버넌스를 후퇴시켰다"며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 805개 종목 중 68.2%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상태"라고 짚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주총 제도 및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법 개정 이후 주총 제도개선이 뒤따르지 않은 사이 기업은 정관 변경으로 규범 적용을 회피했다"며 "주총 서류를 주총 3주 전 전자공시하도록 하고, 주주대표 소송 요건과 절차 등을 정비해 민사책임의 실질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황 선임연구위원은 "주주보호 강화 기조와 함께 기업 재편 관련 제도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물적분할 시 소규모 분할이나 부실회사 분할에는 예외를 신설해야 한다"며 "주주 보호 규율 강화 시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적용 범위, 예외 등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기업의 해외법인 문제도 제기됐다. 이남우 한국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주주 입장에선 미국법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 수 없다"며 "이사의 주주충실의무가 중복상장 제한뿐 아니라 해외법인에도 원칙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개편방향도 다뤄졌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순 절세 상품에 머물러 있는 ISA를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생애주기형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주식과 펀드, 국내외 해와 투자 간 차별적 과세체계를 단순화해 수익률 중심의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자의 가입을 차단하기보다는 가입을 허용하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미나에선 한국형 '베어허그(Bear hug)' 도입 시점도 언급됐다. 베어허그는 인수 희망 기업이 인수 대상 기업 경영진에게 예고 없이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매수 의사를 밝히는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의도적인 주가 누르기를 막겠다는 취지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하반기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베어허그를 추진하면 좋겠다고 당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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