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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시대 초읽기' 발행어음 8개사 경쟁…1강·3중 뒤쫓는 4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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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사 발행잔액 56조원 육박…삼성증권도 곧 첫 상품 출시
신규 3사 반년새 3조원 확보…금리 경쟁 속 운용수익성 관건

발행어음 시장이 8개사 경쟁 체제로 재편되면서 발행잔액 6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생산적 금융'을 앞세운 정부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들의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강조하며 최근 1년새 사업자를 2배 확대한 여파다. 금리·조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각사별 운용 리스크 관리, 수익성 확보가 관건으로 손꼽힌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 7개사의 발행잔액은 55조9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자가 4개사 뿐이었던 지난해 6월 말(44조3912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1조5379억원(26.0%) 늘어난 규모다. 2025년 말(51조3000억원) 대비로도 불과 6개월만에 4조6291억원(9.0%) 증가했다.


이처럼 발행어음 시장 외형이 빠르게 커진 데는 작년 12월부터 신규 사업자들이 잇달아 진입한 영향이 크다. 새롭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3개사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앞세운 상품들이 쏟아지며 시장 경쟁이 심화한 것이다. 일반 1년물 금리는 연 3%대 후반, 일부 특판 금리는 연 4%대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신규 사업자들이 들어오고 금리도 인상 기조라 조달, 금리, 운용측면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측면이 있다"며 "괜찮은 딜은 서로 가져가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후발 3사의 6월 말 기준 발행잔액은 키움증권 1조8159억원, 하나증권 9992억원, 신한투자증권 2899억원 등 총 3조1050억원 규모다. 여기에 삼성증권도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으면서 8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됐다.


증권사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발행어음은 공모채 발행 대비 절차가 간소하고 운용 유연성도 높다. 조달 자금은 기업금융,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수익성이 높은 투자금융(IB)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어, 증권사들의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다만 사업자가 대폭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시장 판도 변화는 아직 제한적이다. 6월 말 기준으로 기존 4개사의 발행잔액은 한국투자증권 22조4679억원, KB증권 11조31억원, 미래에셋증권 10조5776억원, NH투자증권 8조7751억원 등 전체의 95%에 육박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한 곳이 40%상당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KB증권(19.7%), 미래에셋증권(18.9%), NH투자증권(15.7%)이 뒤따르는 '1강3중' 구도다.


최근 시장에서는 기존 사업자들의 속도조절 행보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3월 말 9조1738억원에서 6월 말 8조7751억원으로 3987억원(4.3%) 감소했고, KB증권도 같은 기간 11조4573억원에서 11조31억원으로 4542억원(4.0%) 줄었다. 일부 상품의 발행어음 금리가 연 4%선에 이르는 등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자 일종의 수익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규모를 확대하기보다는, 수익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도 관건은 치열해지는 금리 경쟁 속에서 각 사가 조달 자금의 운용 리스크를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인 만큼 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 사이에서 안정적 마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요구하면서 운용처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만기가 짧은 편인 발행어음의 특성상 중·장기 운용 간 만기 미스매치 관리 역시 중요하다.


이달 중 첫 상품 출시를 앞둔 삼성증권의 시장 진입도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WM)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기존 사업자들과의 고객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8조1566억원으로, 발행어음 발행 한도를 단순 적용하면 최대 16조3000억원 수준의 잠재 조달 여력이 있다. 삼성증권과 함께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메리츠증권의 경우 아직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과 신규 사업자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모험자본 공급 확대라는 정책적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증권사들로선 운용 과제가 늘었다"면서 "60조원 돌파 이후 발행어음 시장의 승부처는 단순한 잔액 확대가 아니라 조달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수익성 있게 운용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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