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애프터마켓 주식거래 시작
거래기회 확대, 글로벌 유동성 경쟁 대응
유동성 분산에 따른 가격 변동성 확대 우려도
한국거래소가 정규장이 마감된 이후에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14일 연다. 투자자의 거래 기회를 확대하고 글로벌 주요 거래소와의 유동성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시간외 단일가 매매를 폐지하고 장 후 실시간 거래를 도입한다.
다만 유동성 분산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투자자와 증권업 종사자의 피로 증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제외 등 거래소가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늘부터 거래소 애프터마켓 운영
거래소는 이날부터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대상으로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 30분)이 끝나면 30분간 시간 외 종가 매매가 진행된 뒤 오후 4시부터 애프터마켓이 열린다.
이에 따라 기존에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던 시간 외 단일가 매매는 폐지된다. 시간 외 단일가 매매에서는 10분 단위로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했다. 하지만 애프터마켓에서는 정규장과 같은 접속매매 방식으로 주문이 실시간 체결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매매가 훨씬 수월해졌다. 다만 지정가, 최우선지정가, 최유리지정가 호가만 가능하고, 시장가 주문은 허용되지 않는다.
한정된 종목만 거래할 수 있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와 달리 앞으로는 정규장 종료 이후에도 코스피와 코스닥 전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현재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오후 8시)에서는 600여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거래소는 미국의 주요 거래소와의 유동성 경쟁에 대응하고 투자자의 거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애프터마켓을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은 아시아 투자자를 위해 현재의 하루 16시간 거래를 23시간 거래로 연장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거래시간 연장으로 정규장 종료 후 발생하는 정보를 즉시 가격에 반영함으로써 신속한 투자판단이 가능해졌다"며 "투자자의 접근성과 시장 경쟁력을 제고해 우리 증시가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동성 분산에 따른 가격 변동성 확대 우려도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존재한다. 당초 거래소는 프리마켓(장전 거래)과 애프터마켓의 동시 개설을 추진했지만 증권사의 업무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을 우려해 프리마켓 도입을 미뤘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업종본부는 거래 시간 연장을 반대하면서 서울 여의도 거래소 앞에서 장외투쟁을 이어간 바 있다. 거래소는 프리마켓은 물론 미국 주요 거래소처럼 24시간 거래를 추진하고 있지만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로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에서 전격 제외된 점도 아쉽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ETF 투자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장 마감 이후 관련 상품을 거래할 수 없는 점은 거래소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아울러 거래량 부족 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분산과 가격 변동성 확대 위험도 해결 과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애프터마켓 개설 후 거래량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을 경우 거래시간대별 유동성이 분산되고 야간시장의 가격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밀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투자자와 시장조성자의 참여가 적은 시간대에는 호가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소수의 주문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규시장 종가와 애프터마켓 가격 간 괴리가 확대되거나 연장시장의 가격이 다음 날 정규시장 가격을 왜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