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회생계획 인가 후 매각 작업 재개
마트 67개 영업양수도·부동산 19개 분리
유통·개발·글로벌 커머스 3파전 예고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를 발판으로 다시 매각 작업에 들어간다. 마트 사업 확장을 노리는 유통그룹부터 부지 개발가치를 겨냥한 디벨로퍼, 글로벌 커머스 자본까지 다양한 후보군이 매물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 주 인수 후보군을 상대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할 예정이다. 공개경쟁입찰 대신 소수의 잠재 투자자에게만 티저를 배포하는 방식이다. 거래 자율성을 높여 딜 성사 가능성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수신 후보자로는 국내 대기업과 해외 전략적투자자(SI) 등이 거론된다.
이번 매각은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를 추진했던 지난번과 구조·성격이 다르다. 매각 대상은 대형마트(하이퍼마켓) 사업부문과 부동산이다. 흑자를 내는 핵심 67개 점포로 구성된 마트사업부문을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넘기고, 동시에 폐점한 19개 점포 부동산을 분리매각한다. 부동산은 점포별 개별 매각도 가능하다. 삼일회계법인이 재산정한 67개 점포 기준 마트사업의 청산가치는 약 2조1000억원으로, 매각가도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가장 큰 차이는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M&A라는 점이다. 인수자가 나타나 가격이 맞춰지면 양수도대금으로 채권을 조기 변제하는 변경회생계획안을 마련하게 된다. 가결 기한에 쫓기던 '인가 전 M&A'보다 채권자 반발이 덜하고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크다. 몸집도 가벼워졌다. 홈플러스는 104개 점포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37개를 정리해 임차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대폭 덜어냈다.
후보군 세 갈래…유통·부동산·글로벌 커머스
업계에서는 잠재 후보군을 크게 세 갈래로 본다. 먼저 외형 확장을 노리는 B2C·유통·식품 그룹이 거론된다. 마트 사업이 없는 기업이 영업양수도로 마트사업부를 인수하면 전국 점포·물류망을 단숨에 확보해 곧바로 대형마트 업계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정상 영업 기준 '연매출 5조원대'로 평가되는 홈플러스의 외형도 이들에게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개발이익을 노리는 디벨로퍼·건설사도 주요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점포 부지의 재개발 가치에 주목한다. 특히 영업양수도로 마트사업부를 통째로 인수할 경우, 마트 영업이 손실만 내지 않으면 그 현금흐름으로 보유 금융비용을 상쇄하면서 확보한 부지를 시간을 두고 순차 개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영업 없이 분리매각되는 폐점 부동산 19개도 즉시 개발이 가능한 별도 매물로 이들의 관심 대상이다.
중국계를 포함한 글로벌 커머스 자본의 진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주춤했던 이들이 전국 오프라인 거점과 물류망을 단번에 확보하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기반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경우 인수전에 소극적이던 기존 유통 대기업을 자극해 매각 판을 키우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맞춤형 딜'로 흥행 노려…밸류 이견은 변수
매물이 많은 만큼 일괄 매각은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매각 측은 후보별 니즈에 맞춰 원치 않는 자산은 빼주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맞춤형 딜'로 성사율과 흥행을 극대화한다는 전략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이 같은 분할·맞춤형 매각을 여러 차례 수행하며 관련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후보별 협상을 유연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점도 매각 측이 기대를 거는 대목이다.
다만 과거 매각이 불발됐던 전력과 자산가치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하고, 운영 점포가 줄며 납품업체 상대 가격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도 매각 성사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유통 네트워크 재정비와 수익성 개선 방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 매각 성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