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운용역 연봉, 해외 연기금보다 적어
대체만 2017년~올해 8월 101명 퇴사
"합당한 보상 줘야 우수인력 장기 근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후 대체투자 운용역이 전체 운용역 중 퇴사를 가장 많이 하고 기본급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금운용본부 전체 보상 규모가 해외 연기금에 비해 낮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주로 이전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금운용본부의 총 퇴사자는 274명이다. 이 중 대체투자 부문(사모벤처·부동산·인프라)이 101명으로 가장 많다. 대체투자실과 해외대체실이 사모·부동산·인프라실로 나뉘기 전인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1명과 15명이 퇴사했다. 이후 2019년부터 올해까지 퇴사자가 가장 많은 곳은 인프라투자실(29명)이다. 부동산투자실에서는 24명, 사모벤처투자실에서는 22명이 퇴사했다. 다른 투자 부문인 주식·채권운용(해외주식·해외채권 포함)에서는 83명이 퇴사했다. 뒤이어 전략부문에서 49명, 리스크관리부문 27명, 지원부문 12명이 퇴사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민간 대비 낮은 연봉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 총액인건비 제도에 따라 국민연금도 재경부가 설정한 인건비 인상률을 준수하면서 기본급을 올려야 한다. 이에 운용역들은 인건비 지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 수준의 연봉을 받기 어렵다. 여기에 본부 내에서도 대체투자 운용역은 타 부서보다 기본급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운용 관련 부서(주식운용·채권운용·해외주식·해외채권·사모벤처·부동산·인프라) 7개 운용역 평균 기본급을 보면 대체투자 부문이 가장 낮다. 특히 사모벤처투자는 평균 8465만원의 기본급을 받고 있어 7개 부서 중 가장 낮았다. 부동산(8549만원)과 인프라(8711만원)도 뒤에서 2·4위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대체투자 부문은 비대체투자 부문에 비해 2021년부터 기본급을 적게 받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엇비슷했던 두 부문 간 평균 기본급은 2021년 584만원 격차를 보인 후 2022년부터 1000만원 내외의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대체투자 부문에서 그치지 않고 본부 전체 운용역이 해외 연기금과 비교해도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성과급 체계가 개편됨에 따라 총연봉(기본급+성과급) 자체는 이전보다 크게 늘었으나 여전히 해외 연기금보다는 낮았다. 지난해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1인당 평균 총연봉은 1억9400만원(이연지급 제외)으로 2024년 1억1544만원에서 8000만원 이상 올랐다. 하지만 국민연금 운용역 연봉은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운용역의 평균 연봉(4억1587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 운용사 APG의 경우 1인당 인건비가 각각 5억6538만원, 2억5502만원으로 국민연금보다 높았다.
이러다 보니 기금운용본부 정원을 늘렸음에도 퇴사가 잦아지고 충원도 완벽히 되지 않고 있다. 2023년 보건복지부의 개선방안을 통해 365명에 그쳤던 정원은 2024년 415명, 지난해 419명, 올해 441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충원율(정원 대비 현원 비율)은 올해 8월 기준 89%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90%대 내외인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젊은 인력이 부족하다. 가장 낮은 직급인 주임 및 전임 충원율은 올해 기준 78.5%다. 반면 가장 높은 직급인 수석은 100%다. 그 아래 직급인 선임과 책임 충원율은 각각 98%·97%다. 이달 들어 기금운용본부는 책임운용역 3명과 전임운용역 27명을 충원하는 채용공고를 냈다. 하지만 전임의 경우 27명을 모두 충원하더라도 충원율이 91%로 다른 직급에 비해 낮다.
연봉을 더욱 올려 인력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면서 늘어난 인력을 통해 직접 운용을 늘리고 위탁운용을 줄여 효율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CPPIB가 대표적인 사례다. CPPIB는 대체투자 비중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51%) 수준이며 대체투자 대부분(78%)을 직접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대체투자 위탁 비중은 올해 6월 기준 98.7%에 달한다. CPPIB 대체투자 운용역 수는 585명으로, 기금운용본부 전체 정원보다 많으며 대체투자 운용역 수보다는 6배 가까이 더 많다. 이를 바탕으로 직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투자를 많이 하면 위탁운용에 들어가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위탁운용의 경우 출자 금액의 최대 1.5%를 매년 위탁운용사(GP)에 지불해야 한다. 올해 6월 기준 대체투자 위탁운용 규모인 257조4000억원에서 1.5%를 계산하면 국민연금은 최대 연 3조8600억원을 수수료로 납부하고 있다. 이는 올해 기금운용본부에 재직 중인 391명에게 각각 98억7000만원을 줄 수 있는 수치다.
한 의원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의 경쟁력은 결국 우수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서 나온다"며 "전문성과 성과에 걸맞은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고 우수 인력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인사·보상체계를 고도화해 기금운용 역량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