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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안 올라도 실적은 좋아지는 반도체株…호황은 언제까지[주末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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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깜짝 실적에 장기계약도 확대
대신증권, 투자와 증산 사이 '시간차'에 주목

장사가 잘되면 공장을 더 짓고, 물건이 넘치면 가격이 내려간다. 반도체 투자자들이 익숙하게 겪어온 풍경이다. 그래서 요즘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 확대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찜찜하다. 지금의 호황이 공급 과잉으로 돌아오는 것 아닐까. 대신증권은 이번 실적 시즌에 '투자한 돈이 언제 반도체로 바뀌는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출발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성적표다. 9월 30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54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379% 늘었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의 중간값도 615억달러로 제시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실적과 전망이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며 메모리 업황의 강세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관심은 이미 많이 좋아진 실적이 얼마나 더 나아질 수 있느냐에 쏠린다. 수익성 개선 속도가 둔해지면 호황이 끝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류 연구원은 높아진 비교 기준과 임직원 인센티브 같은 비용 요인도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반도체를 더 비싸게, 더 많이 팔 여지가 남아 있다면 이익 증가 속도만으로 업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우선 고객들이 서둘러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밝힌 장기 공급계약은 26건으로, 일부는 2031년까지 이어진다. 제조사로서는 앞으로 팔 물량을 미리 가늠할 수 있고, 고객은 필요한 칩을 확보할 수 있다. 주문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장사에서 몇 년 뒤 예약까지 받는 장사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셈이다. 마이크론은 이런 계약 덕분에 장기 생산 계획과 실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에도 기대가 붙는다. 류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서버용 D램에서 예상보다 큰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인공지능(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도 2027년에는 가격 인상, 2028년에는 판매 물량 증가가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동안 고객들의 확보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업체들이 공장을 늘리는 순간 이야기가 끝나는 것 아닐까. 여기서 달력을 따져봐야 한다. 공장 터를 마련하고 건물을 올린 뒤 장비를 들여 생산을 안정시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발표가 나왔다고 다음 분기부터 반도체가 쏟아지는 구조가 아니다. 투자 금액이 커져도 건설비 비중이 높다면 당장 공급을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마이크론도 2027회계연도 투자 계획을 늘리면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류 연구원은 "투자 확대에 따른 의미 있는 생산 증가 효과가 2028년 2~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돈은 먼저 나가고 제품은 나중에 나오는 시차가 그동안의 공급 부족을 쉽게 풀리지 않게 만드는 셈이다.


이런 판단에 류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류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 속도 둔화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과 물량 단에서 오는 깜짝 실적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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