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서 생산 가능…고객사 맞춤형 제안
수익성 극대화 노려야…포트폴리오도 확장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적용 기준이 구체화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의 고민도 깊어졌다. 생산비가 싸더라도 미국으로 들여갈 때 관세가 붙으면 최종 비용은 달라진다. 관세를 피하려고 미국에서 만들다가 제조비가 더 들 수도 있다. 어느 고객의 어떤 약을 어디서 만드는 게 유리하냐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7일 삼성증권은 관세 불확실성 완화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고객사의 발주 의사결정을 다시 움직일 수 있다고 봤다. 관세와 면제 조건을 가늠하기 어려워 미뤄뒀던 프로젝트라면, 이제 생산지별 비용을 비교해 계약을 논의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적용 대상이 확대된 미국 의약품 관세에서 한국산 특허의약품에는 원칙적으로 15%가 적용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약가 및 현지 생산 관련 협약을 맺고 요건을 충족한 제약사는 2029년 1월 20일까지 0%를 적용받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도 현재 해당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한국에서 생산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관세 계산서를 내미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차이가 송도 공장의 경쟁력과 연결된다. 관세 면제 대상 고객이라면 한국의 제조원가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15%를 부담하는 제품도 관세를 포함한 총비용이 미국 현지 생산비보다 낮다면 한국에서 만드는 선택이 가능하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관세율 자체보다 고객사별 면제 여부와 제품별 생산비, 수익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록빌 생산시설은 또 하나의 선택지다. 현지 생산이 경제적으로 유리한 프로젝트에는 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고객에게 송도와 미국을 놓고 서로 다른 생산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공장을 갖췄다고 주문이 저절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서 연구원은 "그동안 관세율과 면제 조건을 확인하기 어려워 일부 신규 프로젝트의 발주 결정이 지연됐다"며 "이제는 고객사별 적용 기준이 구체화하면서 생산지 결정과 수주 협상이 다시 진행될 환경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생산할 약의 종류도 넓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만·당뇨 치료제로 주목받는 펩타이드 분야의 전문업체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천명했다. 인공지능(AI)이 신약 설계의 범위를 넓히면 이를 실제 약으로 만들어줄 생산 역량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항체의약품 고객에게 펩타이드 개발·생산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다. 서 연구원은 "폴리펩타이드 인수는 단순 생산능력 추가보다 고객사의 변화하는 파이프라인 선점용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볼 수 있다"며 "기존 위탁개발생산(CDMO)에서 확보한 글로벌 제약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항체뿐 아니라 펩타이드까지 개발·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배경에 삼성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 180만원을 유지했다. 전날 종가는 131만원이었다. 투자의견 '매수'도 유지했다. 서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실적은 파업에 따른 일부 생산 차질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소폭 주춤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생산 중 고객사별 최적안을 제시할 수 있어 수주 정상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